우승 트로피는 그간의 추세대로 SBS ‘외과의사 봉달희’(이요원·이범수 주연)에게 돌아갔다. 16일 시청률 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영된 ‘외과의사 봉달희’는 전국 29.3%, 서울·수도권 30.1%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요 근래의 SBS 드라마들 중에선 ‘사랑과 야망’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셈이다.
15일 ‘외과의사 봉달희’ 18회는 심장 수술을 받은 달희(이요원 분)가 자신의 심장 판막이 기계로 대체된 것에 비관, 병원을 떠나는 방면으로 시작했다. 더 이상 외과의사로 활동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불임의 가능성마저 높기 때문.
수술을 집도한 중근(이범수 분)이 달희의 고향으로 찾아간다. “미안하다. 수술할 때 나는 의사가 아니라 남자였다. 널 잃고 싶지 않았다”는 말에 중근을 원망하던 달희의 마음은 녹아내린다.
다시 의사의 길을 걷기로 한 달희는 체력 문제로 한두 차례 위기도 맞지만 결국 일과 사랑에서 모두 성공하는 저력을 발휘한다. “아이를 못 낳을 수 있는데 괜찮느냐”는 달희의 프러포즈에 중근은 “내가 꼭 낳게 해주겠다”고 화답한다. 드라마는 3년을 뛰어넘어 4년차 치프가 된 달희가 어리버리한 레지던트 1년차들을 지도하며 병원을 누비는 장면을 보여줬다.
여성이 일과 사랑에서 모두 성공하는 것으로 마무리된 점은 KBS ‘달자의 봄’도 비슷하다. 15일 ‘달자의 봄’ 마지막회는 TNS 기준 18.4%의 시청률을 올렸다. 경쟁작 ‘외과의사 봉달희’에 밀려 ‘만년 2위’에 머물다 끝내 20%선을 못 넘은 채 종영한 것.
하지만 ‘달자의 봄’ 주인공들은 행복했다. 15일 방영된 ‘달자의 봄’ 22회는 달자(채림 분)와 태봉(이민기 분)의 이별로부터 2년이 지난 뒤의 모습을 그렸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과장으로 승진해 돌아온 달자는 운명처럼 태봉과 재회했다. 둘이 진한 키스를 나누는 장면은 해피엔딩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어엿한 아이 어머니가 된 위선주(이헤영 분)도 세도(공형진 분)와 알콩달콩 잘 살아가는 등 등장인물 모두가 드라마 제목처럼 ‘봄’을 맞았다.
반면 같은 시간 방송된 MBC ‘궁s’(세븐·허이재 주연) 마지막회는 TNS 기준 4.6%의 시청률에 그치며 쓸쓸히 종영했다. 제작진의 자존심이 걸린 ‘마지노선’이라고 할 5%에도 미치지 못한 것. 올해 1월 시작 때와 비교해보면 10% 가량 추락한 수치다.
시청률에서의 ‘불행’과 달리 ‘궁s’의 결말도 다른 수목극과 마찬가지로 ‘행복’했다. 15일 전파를 탄 ‘궁s’ 20회는 황태제 경합에서 승리한 문성공 이준(강두 분)이 “그간 부정한 수법을 써왔다”고 고백한 뒤 물러나고 그를 대신해 영성공 이후(세븐 분)가 황태제에 오르는 광경을 내보냈다. 결과적으로 세 수목드라마 모두가 ‘해피엔딩’의 형식을 취한 셈이 됐다.
지상파 3사의 이번 수목극 경쟁에서 드라마의 성패는 여성에 달려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1등 ‘외과의사 봉달희’의 주된 시청층은 여자 30대와 40대, 2등 ‘달자의 봄’ 시청층은 여자 50대 이상인 반면 꼴찌 ‘궁s’의 최대 시청층은 남자 10대였다고 한다. 가정의 TV 채널 선택에서 가장 강한 권한을 쥔 30∼50대 여성들의 마음을 붙들지 못한 게 ‘궁s’의 참패 요인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다음주 21일부터는 새로운 ‘전투’가 시작된다. 지상파 3사가 저마다 새로운 드라마로 안방극장 공략에 나서는 것. 수목극 최강자 수성을 노리는 SBS는 한가인·재희·데니스 오·전혜빈 주연의 ‘마녀유희’를 내보내고 1위 탈환이 목표인 KBS는 엄태웅·주지훈·신민아의 ‘마왕’을 준비했다. MBC는 병역기피 의혹 파문을 딛고 지난 연말 제대한 장혁이 공효진과 호흡을 맞춘 ‘고맙습니다’로 만회에 나선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부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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