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닷컴] 작은 무대 위, 여섯 명의 남녀가 서 있다.
소심하고 어리버리하지만 숨겨진 예술적 재능의 소유자 병태, 이성이 아닌 남자를 사랑하게 돼 부모와 등진 다복, 일본의 밴드 문화 부럽지 않은 최고의 밴드를 만들고 싶어하는 초롱, 옷 갈아입기를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준철, 늘 말 없는 만성 빈혈의 찬희, 그러한 그들에게 나타난 라이브 카페 가수 선아.
이렇듯 너무도 다른 색깔들이 한데 모여 무지개를 만들고 그 아래서 하나의 꿈을 위해 살아간다.
실력도 돈도 빽도 없는 그들은 지하 연습실에서 밀린 월세를 걱정하며 기타를 메고 키보드를 치고 드럼을 친다. 그렇다고 뛰어난 실력을 가진 것도 아니다. 밴드 특유의 저항 정신이나 심각한 고뇌도 없다. 그저 음악이 좋고 연주가 좋아 모인 그들이다.
이 뮤지컬을 단순히 ‘꿈을 찾는 여섯 청춘의 이야기’로 설명하자면 이프로 부족하다. ‘꿈’이라는 다소 진부한 주제보다 더 큰 웃음을 자아내는 재미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퍼져있기 때문이다. 도입부는 잔잔하게 진행되지만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감각적인 유머와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생생한 라이브 연주에 관객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열광한다.
배우들의 열연도 눈에 띈다. 그 중 트리플 캐스팅 된 김정화, 김선아, 백은혜는 각자의 개성대로 선아 역을 소화해 낸다. 특히 뮤지컬 무대가 낯선 배우 김정화는 브라운관에서 비춰진 보이시한 이미지를 벗고 맑고 순수한 선아 역으로 다시 태어나는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자신의 노래에 컴플렉스가 있어 피나는 노력을 했다고 고백했던 만큼 발전된 연기를 선보였다.
''오디션''은 콘서트형 뮤지컬이다. 뮤지컬과 콘서트의 경계를 넘나들며 색다른 형식으로 배우와 연주자의 경계를 없애고 배우들이 직접 라이브로 연주하고 공연한다.
특히 OST는 대중적인 멜로디와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가사가 배우들의 목소리를 타며 완벽한 하모니를 완성한다. 등장하는 음악은 실제 박용전 연출이 대학시절 ‘복스팝’이라는 밴드에 몸담고 있을 때 연주했던 곡으로 알려져 있다. 박용전 연출은 극본, 작사 작곡, 연출, 음악감독, 제작까지 맡으며 이 작품으로 지난해 13회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극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뮤지컬 ‘오디션’은 공연의 가장 효과적인 홍보 방법은 결국 작품성이라는 것을 증명해준다. 어떤 홍보 마케팅보다 작품에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했고, 입소문을 타고 올 여름 연속매진과 유료 관객 점유율 90%라는 기록을 세웠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너무도 많았다. 그러나 잔치가 끝나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이번 11월 1일 첫 앵콜 공연을 시작한 이후에도 평일에 빈 좌석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뮤지컬 오디션은 백암아트홀에서 오는 12월 31일까지 열린다.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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