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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번째 엄마’ 김혜수 “욕이요? 대본에 나온대로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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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혜수가 이번에도 ‘센’ 캐릭터로 돌아왔다.
오는 29일 개봉되는 영화 ‘열한 번째 엄마’(김진성 감독, 씨스타 픽쳐스 제작)에서 김혜수는 처절한 밑바닥 인생 역을 맡았다. 김혜수는 이번 작품에서 영화 ‘타짜’에서 보여준 정 마담을 능가하는 거친 인생 역정을 겪은 여인네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 아이의 열한 번째 엄마로 살아야 하는 그의 인생사가 얼마나 파란만장했는가는 누가 봐도 금세 알 수 있다. 욕은 기본이다. 여전히 청순함을 간직한 미녀 배우이기에 욕설 연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욕 하는 거요? 배우라면 모든 걸 감수해야죠. 많은 분들이 저에게 욕을 하는 역할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데 배우는 실제 자신의 모습과 다른 어색한 역할도 소화해내야죠.”
실제 너무나 자연스러운 김혜수의 욕설 연기는 실제 그가 욕을 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타짜’에서도 그랬지만 실제 제가 욕을 잘 못해요. 욕은 대본에 나온 대로만 했어요. 오히려 대본에 담긴 욕의 분위기를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야 제가 맡은 배역의 성격을 잘 드러낼 수 있잖아요.”
하드코어한 욕설 연기만이 아니다. 김혜수는 이번 캐릭터를 통해 처음으로 어머니 역에 도전했다. 아직 미혼인 그에게 어머니 연기가 부담스럽지는 않았을까. 그러나 김혜수가 말하는 연기관은 무척 진지했다.
“어떤 연기를 시작할 때 그 역할이 처음 해보는 것이고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고 해서 지레 겁을 먹고 선을 그을 순 없는 거죠. 배우란 자신이 한계를 느낄 때까지 그 역할에 맞는 내 안의 여러 정서를 계속 찾아내야 해요.”
이처럼 배우로서 자신 안에 존재하는 가능성에 더욱 주목하는 그이기에 여러 작품 속에서 김혜수는 다양한 매력을 선보여왔던 것이다. 그러나 김혜수는 여전히 목이 마르다. 김혜수는 아직도 해야 할 역할이 많다고 얘기했다.

“배우란 직업이 계획대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되지 안잖아요. 그래서 딱히 이 역할이 해보고 싶다는 욕심은 이제 없어요. 다만 오랜 시간 연기를 해왔지만 해보지 못한 역할이 더 많아요. 여전히 채워야 할 여백이 더 많이 남아있는 거죠.”
현재 또다른 영화 ‘모던보이’의 촬영 중인 김혜수는 ‘열한번째엄마’를 자신의 특별한 열정이 담긴 영화임을 드러냈다. 실제 ‘열한번째엄마’의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는 그는 작품을 통해 섬세한 슬픔의 정서를 표현해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따라서 섬세한 슬픔을 연기로 표현해야 했다. 모든 것을 감내해야 하는 절망적인 슬픔은 신파조로 흐르면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눈물 연기보다는 고통에 대한 인내와 억누르는 감정이 더욱 자연스럽게 슬픔을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시나리오도 그렇지만 슬픔이 신파조로 흐를 여지가 없어요. 그게 출연을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시나리오를 읽으며 마치 가슴을 밟는 느낌이랄까요. 단순히 슬픈 게 아니에요. 희망도 버린 채 처절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꾹꾹 눌린 슬픔을 표현해내야 하니까요. 일종의 섬세한 슬픔이죠.”

스타보다 연기자 되려 노력
김혜수는 20여년 경력의 연기자다.
중학교 3학년때 영화 ‘깜보’(1986)로 데뷔한 김혜수는 대표적인 하이틴 스타로 90년대 중반까지 큰 인기를 누렸다.
이후 청순함과 섹시함을 동시에 갖춘 성숙한 여인으로 변신한 그는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대중의 열광적인 사랑을 한몸에 받아왔다. 그러나 김혜수 본인이 배우로서의 마인드를 가진 것은 그리 오래돼지 않았다.
“평범한 학생으로 살아오다가 갑자기 연예계에 데뷔했으니 모든 게 신기하기만 했었죠. 그 때에는 내가 배우라는 생각이 없었어요. ”
김혜수는 오랜 시간 자신이 흥미를 느낀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결국 이러한 일련의 경험을 거쳐 자연스럽게 그 역시 배우임을 자각하게 됐다. 그리고 스타보다는 연기자가 되기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연기를 오래 하다보니 철이 든 것 같아요. 배우로서의 존재감이나 정체성도 찾기 시작한 것 같고요”


스포츠월드 글 한준호, 사진 김두홍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