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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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질주 뒤엔 부상 ‘아찔’… 스키 계절, 안전사고 조심!

척추 골절·인대파열 등 많아
넘어질 땐 자세 낮추면서 옆으로
타기전엔 10분 이상 스트레칭을
회사원 김모(50)씨는 최근 회사 동료와 스키를 타다 척추골절상을 입어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지난해 처음 스키를 타 본 김씨가 올해 조금 자신감이 붙어 중급자 코스에서 내려오다 갑자기 뒤로 넘어졌다. 그는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을 찾았는데 척추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요즘 전국의 스키장이 설원을 내달리는 질주 본능을 만끽하려는 인파로 북적인다. 그러나 해마다 이맘때면 스키를 즐기다 부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차가운 날씨에 준비운동을 하지 않거나 안전요령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스키장에서 주의해야 할 부상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스키로 인한 가장 대표적인 부상이다. 넘어질 때 다리는 부츠에 고정된 채 몸만 뒤로 젖혀지기 쉬운데, 이때 인대가 과도하게 이완되거나 뒤틀리면 충격을 이기지 못해 찢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인대 파열은 통증과 부기가 휴식 후에는 대부분 사라져 증상을 방치하기 쉽다. 스키를 타다 무릎을 다쳤다면 우선 냉찜질로 통증과 부기를 가라앉힌 후 뻣뻣한 느낌이나 부자유스러운 움직임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이상이 느껴진다면 정형외과를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일반 엑스레이상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아 염좌 등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부상을 방치하면 이어져 있는 연골판까지 동반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키를 타다가 넘어지게 됐을 때 넘어지지 않으려고 하체에 힘을 주며 버티는 경우가 많다. 하체는 스키에 고정된 채 상체가 앞으로 쏠려 넘어지게 되는데, 이때 힘이 들어간 무릎이 바닥에 부딪히면서 무릎 인대가 쉽게 끊어지게 되는 것. 따라서 잘 넘어지는 게 중요하다. 양팔을 앞으로 가져가면서 자연스럽게 옆으로 넘어지는 게 좋다. 팔을 앞으로 뻗으면 다리도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모아져 충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관절에 부상을 입었을 경우 섣불리 부상 부위를 건드리거나 함부로 비틀었다가는 부상이 심해지거나 뼈, 인대, 근육 등 주요 조직마저 손상돼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또 외관상 뚜렷하지 않은 관절 부위의 부종이나 동통이 있는 경우에도 스키 타는 것을 중지해야 더 큰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스키의 계절인 요즘 설원을 달리는 질주본능을 만끽하려는 사람들로 전국의 스키장이 북적이고 있다. 그러나 스키를 타다 무릎인대 파열이나 척추골절 등 부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척추 손상=스키장에서 김씨와 같이 척추골절이나 허리 디스크(추간판 탈출중) 등 심각한 부상을 입는 경우가 적지 않다. 평소 디스크 증상이 없는데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은 후 심한 허리 통증이 나타나고 엉덩이 쪽으로 통증이 점점 내려온다면 허리 디스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 허리에 심한 충격이 가해지면서 섬유륜이 손상돼 디스크가 터져 나올 수 있다.

특히 스노보드는 옆으로 넘어지는 스키와 달리 수직 방향으로 넘어지기 때문에 엉덩이뼈와 허리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등 척추 골절이 흔히 발생한다. 넘어질 때의 충격이 그대로 엉덩이와 척추에 전해져서다. 척추 골절은 심하면 하반신 마비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또 넘어질 때에는 앉는 자세를 취하면서 서서히 주저앉는 게 낫다. 넘어진 후에는 다른 스키어와의 충돌에 의한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주변을 잘 살핀다. 부상 방지를 위해 헬멧이나 손목패드, 무릎패드 등 보호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엄지손가락 부상=대개 넘어지는 순간 스키 폴의 끈(Strap)이 엄지손가락에 휘말리면서 발생한다. 단순히 손가락이 삐었다고 여기고 지나쳐서는 안 된다. 인대 손상이 심하면 수술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넘어질 땐 손이 슬로프에 닿기 전에 폴을 버려야 한다. 전문의들은 스키장 부상을 예방하려면 철저한 준비운동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한다. 겨울철에는 차가운 온도 때문에 관절은 물론 관절주변 근육과 인대가 경직돼 있어 평소 때보다 더 큰 손상을 받을 수 있는 만큼 10분 이상 스트레칭을 해서 관절과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킨 후 자신의 운동능력에 맞는 슬로프에서 안전하게 스키를 즐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태해 기자

〈도움말:박광열 힘찬 병원 정형외과 과장,

강승범 현대유비스병원 척추센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