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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진료제 폐지론… 어떻게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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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가 최근 선택진료(특진)를 사실상 강요하는 대형 병원의 횡포를 없애기 위한 개선안을 발표했다. 오는 7월부터는 실제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 의사의 20%를 비특진 의사로 지정 운영해야 한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의료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엉터리 정책이라며 철회를 촉구하는 등 의정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올해 의료계의 최대 이슈가 될 선택진료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보건의료체계 만족도 저하시켜 폐지 바람직
감신 경북대 의대 교수


선택진료제는 환자가 특정 의사를 선택해 진료를 받고 그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는 제도로서 환자의 선택에 따른다는 면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의사 선택이 자유로운 우리나라에서 환자 분산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 유용성을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항이 고려돼야 한다.

첫째, 소비자가 합리적 소비행위를 할 수 있는 경우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재화에 대해 추가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타당하다. 그러나 의료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와 소비자주권 행사가 어려운 대표적인 재화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둘째, 환자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 대학병원이라도 중증 질병을 치료할 의사는 선택진료 의사만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 또 선택진료비는 소액 환자보다 고액 환자에게 더욱 부담이 되며, 고액 환자는 대부분이 중증 질환이므로 선택진료를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셋째, 현실적으로 선택진료제로 크고 작은 민원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의사와 환자 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보건의료 체계의 만족도를 저하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선택진료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현실을 고려한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선택진료제는 종합병원급 이상 병원 수입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므로 폐지에 따른 병원의 손실을 보전하는 방안을 각 이해 당사자 간 의견 조율을 통해 마련해야 하겠다. 또 선택진료제를 폐지하면 건강보험에서 부담해야 하는 재정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에 대한 재원 조달과 효과적인 의료 전달 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하겠다.

감신 경북대 의대 교수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추가비용 부담은 당연
오동주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일부 시민단체가 선택진료제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환자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선택진료비를 청구하는 등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있으므로 아예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정하는 것이 민주주의이다. 헌법재판소에서도 ‘의학의 새로운 발전과 기술 개발에 부응하는 진료비의 조정을 통해 시설 규모나 설비투자의 차이, 의료의 질적 수준의 다양함을 더욱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그러므로 경험과 의학적 지식이 보다 풍부한 선택진료 의사에게 추가비용을 지급하는 것은 오히려 사회 형평성에 부합하는 것이다. 영국이나 핀란드 등 서구에서도 별도 비용을 부담하고 특실 병동에서 특정 의사에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돼 있고, 미국은 의사마다 진료비가 별도로 책정돼 있는 바 이것은 이들 국가가 민주주의를 몰라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만일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대로 선택진료제를 폐지한다면 웬만한 환자들은 유명한 의사에게 진료받는 것을 아마도 포기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대다수 선택진료 의사들이 점심식사까지 걸러 가며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진료하려고 애를 쓰지만 만일 제도가 폐지될 경우 그 의사는 지금처럼 환자 진료에 매달리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특정 의사에게 진료받기 위해 1개월을 기다리던 것이 제도 폐지 이후에는 아마도 1년을 기다려야 하지 않겠는가?

오동주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허울뿐인 특진… 병원 돈벌이 수단으로 쓰여
강주성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


선택진료제 폐지를 주장한 것이 벌써 몇 년이 되었다. 매년 국정감사에서는 이 제도의 심각성이 각 당의 정치적 입장을 떠나 누누이 지적되었고, 의료기관에 대한 환자의 민원과 소송 역시 날이 갈수록 증가했다.

이미 선택이라는 것은 이름뿐이고 현실에서는 병원의 돈벌이 수단으로서 강제진료로만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들은 익히 알고 있는 것이다. 선택하지도 않은 다른 과의 진료에 대해 자동으로 비용이 부과돼 일반 건강보험 환자나 저소득층인 의료급여 환자의 진료비 부담에서 상급 병실료와 함께 진료비 중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게 바로 선택진료비다.

이 제도와 관련해 그간 시민단체와 의료계 사이에 치열한 설전이 전개됐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시민단체와 의료계가 의견일치를 본 것이 있다. 첫째는 일선 의료기관이 있는 규정을 어기면서 무리하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경영수지 보전 방식의 하나가 바로 선택진료제라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우리는 그렇다면 폐지를 전제로 다른 방식으로의 경영수지 보전 방법을 함께 이야기해보자고 의견을 냈다. 경영수지가 악화한다면 이는 결국 환산지수 조정 등의 정상적인 방식으로 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어느 나라도 공공보험체계 내에서 환자가 의사를 선택한다고 해서 비용을 환자 개개인에게 더 받는 나라는 단 한 곳도 없다. 제도 유지는 장기적으로 보면 의료기관과 환자의 갈등만 깊게 할 뿐이다. 폐지를 전제로 다른 대안을 찾는 것만이 모두가 상생하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강주성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



보험재정 보충 등 많은 장점… 보완·발전시켜야
박상근 인제대 의대 교수


선택진료는 환자의 의료인 선택권 보장, 이로 인한 합리적 차별에 의한 적정 부담, 저 부담에서 기인하는 부족한 보험재정 보충, 의료비용의 원가 보상적 역할, 진료 지원 체계의 효율적 운용 등 차원에서 수십년 동안 우리 의료 지급 체제의 한 축으로서 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러한 제도를 이중 부담이라는 논리로 선행 조치 없이 폐지해서는 안 된다.

선택진료제는 일정 자격 이상 의사에 의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고 이에 대한 추가비용을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것으로 경제논리와 사회적 합의에 부합한다. 모든 의사의 진료비를 획일적 가격으로 통제하는 것은 비합리적이고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다.

대학병원 교수와 전공의의 의료 서비스가 동일하게 취급돼 동일 가격으로 하는 것은 논리에 어긋나는 것이다. 선택진료는 비현실적인 건강보험 저수가를 보전하기 위한 부차적인 목적이 있는 제도이다.

선택진료 비용은 병원의 별도 수입원이 아니라 제도권 내 병원의 진료 수입으로서 병원경영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이 비용은 병원 경영의 6∼7% 몫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부분은 보험재정으로 반영돼 국민의 보험료 절감에도 역할을 하고 있는 제도권 내 보험재정의 일부분이다. 선택진료비를 폐지할 경우 그만큼의 재정 확충을 위해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선택진료제를 유지하되 현행 제도의 장점을 살리고 문제점을 개선·보완해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박상근 인제대 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