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 시나리오가 정말 끝내줘요. 충무로에서도 손꼽히는 시나리오였지요. 소매치기 어머니를 둔 비운의 형사 조대영이 또 다시 소매치기 보스 백장미의 매혹에 빠져 사랑하고, 슬퍼하고 미워하는 부분은 참 인상적이었어요.”
김명민은 이번 영화 이전에 스릴러물 ‘리턴’에 출연했다. ‘리턴’은 참 좋은 영화였으나 대작들의 협공에 밀려, 힘 한번 써보지 못한채 쓸쓸한 퇴장을 해야만 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배급사도 듬직하고 영화도 아주 훌륭하다. 그가 맡은 조대영은 능력 있고 열정이 넘치는 광역수사대 형사. 하지만 백장미와의 치명적인 사랑에 빠지면서 큰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캐릭터도 꽤 마음에 든다.
그는 ‘불멸의 이순신’을 거쳐 ‘하얀 거탑’으로 이어져오면서 주로 냉철하고 지적이면서 무게감 있는 역할로 승부를 걸어왔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1년에 1∼2편 하는 작품들인데 상업성보다는 작품성에 승부를 걸고 싶었다고 말한다. 좋은 작품을 고르는 데는 ‘하얀거탑’이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 작품 이후 장르나 배역을 고를 때, 작품성과 자신의 캐릭터를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것들에 자꾸 마음이 기운다.
그는 ‘무방비 도시’로 단 한순간에 극중 결정적인 장면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는 상대역 손예진과 단 한차례 격정적인 정사신을 촬영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한다.
“이 영화는 베드신보다는 베드신이 있기 전까지의 과정이 중요하죠. 영화 ‘색,계’처럼 베드신이 강력한 의미를 지닌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베드신은 감정의 고비를 다루고 있어요. 꼭 필요한 장치인 셈이죠. 베드신에 대한 의미는 잘 알아둬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번 리허설을 했고,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도 배웠어요.”
극 중 소매치기 어머니를 둔 강력계 형사로 소매치기 두목인 백장미의 유혹에 넘어가는 것도 모두 이 같은 감정 표현의 연장선상에서 지켜봐야 한단다.
그럼 상대역인 배우 손예진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을까.
“서로 함께 한 장면이 많치 않아 조금은 아쉬웠어요. 그래도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며 아주 재미있게 찍을 수 있었어요. 예진씨는 자신의 것은 자신이 잘 정리하며 스스로를 잘 만들어가는 아주 훌륭한 배우였어요.” 물론 연기변신도 최고라고 말했다.
영화 ‘무방비도시’는 그에게 과연 어떤 것일까. 2008년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김명민에게 영화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포츠월드 글 황용희, 사진 김용학 기자 hee7@sportsworldi.com
김명민, 하얀거탑은 날 성숙하게 해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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