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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된 변호사의 도전기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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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 탈의실에서 졸다가 인사를 안 했다는 이유로 정형외과 레지던트로부터 ‘숫자’가 들어가는 욕도 들었죠.”

 ‘변호사 출신 의사 1호’로 유명한 이경권(38·사법시험 41회·사진) 변호사의 회고다. 올해 초 의사시험에 합격하고 서초동으로 복귀한 그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웹진 ‘시민과 변호사’(webzine.seoulbar.or.kr) 4월호에 기고한 ‘의사시험 도전기’란 글에서 30대 중반의 나이에 의사에 도전한 이유와 험난했던 지난 수련 과정을 소개했다.

 이 변호사가 의학과 인연을 맺은 것은 사법연수원을 마친 뒤 의료소송 전문 사무실에 들어가면서부터. 의욕은 넘쳐도 아는 게 없어 무작정 의학 서적을 펴놓고 사건과 관련된 부분을 읽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의사 친구들의 설명을 들어도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자 그는 2004년 카톨릭대 의대에 편입했다.

 의대 생활은 사법시험 공부 이상으로 힘들었다. “골학(骨學) 시험 준비를 위해 해부학 책을 펼쳐보고 기절할 듯 놀란 일, 첫 학기 성적이 너무 나빠 충격을 받은 일, 절친한 의뢰인이 강제로 먹인 술에 취한 채 꼬박 밤새워 공부해 가까스로 재시험을 면한 일, 졸다가 수술실에서 쫓겨난 일 - 돌이켜 보면 사건의 연속이었다.”

 어엿한 의사가 지금 이 변호사는 자신감을 얻었을까. 그렇지 않다. “의학이란 넓은 영역을 제대로 알기에 본과 4년은 너무나 짧다”는 게 그의 설명. 인턴도 하고 외과 레지던트 과정도 밟아야 하지만 주변 상황 때문에 일단 변호사로 복귀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의대에서 배운 지식이 전부일 수는 없지만 사건을 이해하고 올바른 주장을 펼치는 데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면서 “이긴다는 장담은 할 수 없어도 이기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은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변호사가 될 것”이란 다짐으로 글을 끝맺었다. 이 변호사의 기고문 원문은 ‘시민과 변호사’(webzine.seoulbar.or.kr)에서 볼 수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