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의원 선거과정에서 논란이 된 ‘폴리페서’를 규제하려는 입법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폴리페서 규제 입법을 준비 중인 의원들은 국·공립과 사립대를 막론하고 대학 교수가 공천을 신청할 경우 자동으로 휴직을 강제해 ‘낙선하면 학교로 돌아간다’는 식의 양다리 걸치기 행태를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통합민주당 천정배 의원실 관계자는 14일 “폴리페서의 문제점은 모두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국회 개혁 차원에서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며 “18대 국회 개원 후 관련 법에 대해 본격적인 개정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교육위 간사인 한나라당 임해규 의원은 “무분별한 폴리페서는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한편으론 교육위에 교육 분야 전문가들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며 “18대 국회에서 교육공무원법 등 관련 법에 대해 개정 발의가 되면 상임위에서 진지하게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인천 남동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한나라당 조전혁 당선자(인천대 교수)는 “18대 국회가 개원하는 대로 국·공립대 교수는 재선 이후 사직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폴리페서 규제 법안을 재발의키로 했다. 심 의원은 2004년 대학에 재직 중인 교육공무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될 경우 사직을 의무화하는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상임위에 계속 계류 중이어서 17대 국회 임기가 끝나면 자동 폐기된다.
심 의원은 “새 법안에서는 국·공립대뿐만 아니라 사립대 교수도 공천을 신청할 경우 자동으로 휴직을 강제해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는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또 장기 휴직을 막기 위해 국·공립대 및 사립대 모두 정치권 진출 후 2년간의 유예기간이 지나면 해당 교수가 사직이나 조건부 휴직을 결정하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할 계획이다.
정치권이 이처럼 발빠르게 관련법 개정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당장 10월로 예정된 재·보궐 선거에서도 이번 총선에서 불거진 폴리페서 논란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교수들은 보통 7∼8월에 다음 학기 강의를 배정받고 각 대학은 9월 초에 2학기 개강을 하기 때문에 교수가 개강 이후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게 될 경우 수업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건부 규제보다는 차제에 폴리페서를 원천봉쇄하는 강력한 규제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즉, 대학교수는 사회적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총선 출마와 함께 교수직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에서는 입후보의 제한을 받는 자의 사직 규정이 담긴 현행 공직선거법 53조의 직업군에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 교수들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방안이 입법화되면 선거에 출마하는 대학교수들이 선거 60일 전 의무적으로 사직해야 폴리페서 논란이 사전에 차단된다.
조국 서울대 교수(법학)는 “교수 출신 국회의원 등 논란의 당사자들이 국회에 있는 상태에서 규제 법안을 만들지는 의문”이라면서도 “정당법과 교육공무원법, 공직선거법 등 관련 법을 모두 손질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사회적 논란으로 떠오른 만큼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대 체육교육학과는 최근 폴리페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연수(39·여) 교수에 대해 지난 주에 교수회의를 열어 김 교수가 학기 중에 선거에 출마해 교육과 연구 등 교수로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징계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정필 기자 fermata@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