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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弗 다시 1000원대로… 한은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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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수지적자 해소·수출 증대위해 묵인

강 재정 ‘네자릿수 환율’ 고집… 고유가도 한몫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00원선 아래로 떨어진 지 채 한달이 못돼 다시 1000원대로 뛰어올랐다. 이번 환율 상승도 또 다른 ‘강만수 쇼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환율을 흔드는 세력이 있다”고 말했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8.7원 오른 달러당 1000.7원으로 마감했다. 1000원선을 돌파하기는 3월21일 1003.1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주 내내 달러당 975원선에서 소폭 등락을 거듭하던 원·달러 환율은 이번주 들어 줄곧 강세를 이어왔다.

외환시장에서는 고유가, 은행권의 외화수급난, 외환 당국의 환율상승 허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다. ‘약한 원화’를 원하는 정책당국의 발언이 오름세를 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환율 상승의 3가지 원인=환율에 대한 외환당국의 의지는 예상보다 강경했다. 기획재정부는 경상수지 적자 해소와 수출기업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용인하는 분위기다. 강 장관은 16일 외환시장 내 투기세력을 경고하고 나섰다. 네자릿수 환율에 대한 의지가 확고부동하다는 사실도 재확인했다.

외환시장에선 강 장관의 발언 이후 이틀 만에 원·달러 환율이 1000원선을 넘어서면서 환율 상승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환율 급등락은 시장과 기업에 모두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 만큼 정책 당국자의 발언은 신중해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르고 있다.

고유가도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두바이유의 현물 가격은 18일 배럴당 106.3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 급등은 경상수지 적자에 대한 우려감을 증폭시킨다.

기름값이 오르면 정유사의 결제 수요도 많아지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달러 수요가 많아지니 원화는 약세로 돌아서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도 원화 약세를 불러온다.

국내 은행들의 외화자금 사정이 썩 좋지 못한 점도 환율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은행장들은 이날 한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현재 겪고 있는 외화수급에서의 어려움은 근본적으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 때문”이라며 “이를 해소하는 데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진퇴양난에 빠진 한국은행=유가 급등과 환율 급등이 동시에 엄습하자 한국은행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은은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보다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면서 정책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한은은 경기가 예상보다 훨씬 나빠질 것으로 우려되지만 물가상승세는 서서히 진정될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은 정책금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국제원유가격이 3월 수준에서 머무르고 환율도 하향안정세를 보여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유가·환율 동반 급등세가 이어지면 한은은 다시 금리인하 카드를 숨길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물가안정을 겨냥한 금리 동결만 고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고용, 생산, 투자는 물론 부동산 시장에서 경기 악화를 알리는 신호들이 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진용으로 5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야 할 한은의 고민은 이래저래 깊어지고 있다.

홍진석 기자 gij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