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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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에서 '황금박쥐' 서식지 또 발견

입력 : 2008-04-22 17:55:56
수정 : 2008-04-22 17: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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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박쥐 모습
충북 충주시에서 멸종위기의 황금 박쥐(학명 붉은 박쥐·천연기념물 452호) 집단 서식지가 세번째로 발견됐다.

환경보호 국민운동 충주시지회(지회장 정기용)는 최근 충주시 앙성면의 한 폐금광 동굴에서 황금 박쥐(수컷 5마리, 암컷 5리) 10마리가 서식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동굴은 40여년 전에 폐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황금 박쥐는 동굴 내 150m 지점에서부터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동굴에는 수컷과 암컷이 같이 있는 데다 인근에 계곡 등 박쥐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어 이 일대에 황금 박쥐가 더 서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이 지회 측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지회와 충주시는 폐광 입구에 사람들이 출입할 수 없는 차단시설을 설치하는 등 황금 박쥐 보호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예정이다.

충주지역에서는 2006년 충주시 금가면 동굴에서 황금 박쥐 8마리가 발견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소태면 폐광에서도 12마리가 발견되는 등 이번이 세번째로 황금 박쥐 집단서식지가 확인됐다.

애기박쥐과에 속하는 붉은박쥐는 몸길이 4.3~5.7㎝로 진한 오렌지색 몸통에 날개부분이 검은색을 띠고 있다.

그래서 황금박쥐, 오렌지웃수염 박쥐 등의 별명으로 불린다.

여름에는 삼림에서 지내므로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나 대나무밭에 1 내지 10 개체가 거꾸로 매달려 휴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겨울에는 습도가 높고 따뜻한 동굴에서 1개체씩 따로 떨어져 동굴에서 동면한다.

황금박쥐는 암컷과 수컷의 비율이 1대 40으로 극히 불균형적인데다 환경오염과 난개발에 따른 생태계 파괴 등으로 개체수가 줄어 멸종위기에 처한 세계적인 희귀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멸종위기 동물 제1호로 지정되어 있다.

중국 남부와 일본 대마도 등지에서 10마리 미만의 채집기록이 남아있을 뿐이었는데, 지난 99년 함평군 고산봉 일대의 동굴에서 집단동면하고 있는 황금박쥐가 처음 발견되어 EBS 자연다큐멘터리 제작팀과 한국생태계연구협회측에 의해 촬영되었다.

이후 계속해서 황금박쥐 100여 마리가 고산봉 일대 동굴에서 겨울잠을 잔 것으로 확인되어, 황금박쥐가 집단서식해 온 사실이 확인됐으며, 이 일대 지역이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정 지회장은 “충주에서 황금 박쥐 서식지가 잇따라 발견된 것은 다른 지역에 비해 암컷의 비율이 높고 주위에 남한강이 흐르는 등 좋은 서식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추가 서식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충주=김을지 기자e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