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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 인권리포트]외곽으로 밀려나는 정신장애인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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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곡동에 있는 국립서울병원의 전경. 원래 국립서울정신병원이었으나 2002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정신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치료·재활시설을 이용할 때마다 서러움이 북받친다. 시설 대부분이 접근성이 떨어지는 시 외곽에 꼭꼭 숨어있기 때문이다. 이용에 따르는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도 없다. 그나마 시내에 있는 시설도 외곽으로 이전을 강요당하는 실정이다.

 서울 중곡동에 위치한 ‘국립서울병원’( 사진)이 대표적인 경우다. 2002년에 ‘국립서울정신병원’에서 ‘정신’을 도려내는 극약처방까지 내렸지만 주민들의 이전 요구는 해를 거듭할수록 거세지고 있다.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주민들은 “광진구 내 다른 지역에 비해 중곡동 지역만 땅값이 현저히 낮다”며 “지역개발을 위해서는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병원 측을 압박하고 있다. 앞서 구청과 구의회도 지난해 3월 당시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과 간담회를 갖고 병원 이전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유 장관은“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더 어려운 지경으로 밀어낼 수는 없다”며 반대했다.

 서울정신보건가족협회 관계자는 “서울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6곳의 국립정신병원 모두 산골짜기에 있다”며 “집 밖을 나서는 데도 용기가 필요한 정신장애인들에게 진찰을 위해 먼길을 나서도록 하는 것은 너무 몰인정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정신장애인들을 위한 사회복귀시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보통 주택가에 자리잡는 이들 시설이 주민 반대를 피하다 보면 결국 갈 곳은 인적이 드문 ‘달동네’ 뿐이다. 서울 홍은동 ‘한마음의 집’ 최동표 원장은 “몇 푼 안 되는 돈에 주민들 눈치까지 보다 보니 돌고 돌아 결국 산꼭대기까지 왔다”며 “개원 초기에는 1년만 있다가 동네를 뜨겠다는 각서까지 써야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지역사회에 발을 붙인 뒤에도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노력도 눈물겹다.‘태화 샘솟는 집’ 문용훈 관장은“개관 초부터 동네주민들을 위한 잔치를 여는 등 지역사회에 융화되기 위해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박종성 대한정신보건가족협회 회장은 “정신장애인들의 사회복귀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치료·재활시설이 지역마다 1군데 이상씩은 있어야 한다”며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이전을 요구하는 것은 정신장애인과 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별기획취재팀=채희창(팀장)·이상혁·김태훈·양원보·김창길 기자

  tams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