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돼먹은 영애씨’는 다큐드라마라는 실험적 장르를 개척해 우리의 일상을 솔직담백하고 리얼하게 묘사했다. 동일한 배우들로 연속적인 스토리라인을 시즌3까지 이어가며 국내 시즌제 드라마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3월 ‘제2회 케이블TV 방송대상’에서 은상을 수상한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3은 평균시청률 1.15%로 시즌1, 2의 높은 인기를 꾸준히 이어갔다.
영애씨 이야기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이자 나의 이야기다. 자꾸만 꼬이고 안 풀리는 인생사는 우리의 현실이다. 시청자들은 영애씨와 주변 캐릭터들이 겪는 가족사, 직장사, 연애사업을 지켜보며 때로는 동질감을, 한편으로는 연민을,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섹시함과 거리가 먼 소박하고 순수한 영애씨(김현숙 분)는 대한민국 대표언니로 각광받으며 2~30대 여성들의 대변인과도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주변캐릭터들의 디테일한 묘사도 빼놓을 수 없다. 영애씨를 둘러싼 주변인들은 바로 우리의 직장동료이자 상사, 형제, 연인, 친구, 부모님인 것. 회사의 사장(유형관 분)은 처자식을 미국에 보내고 홀로 생활하는 기러기아빠를 대변한다. 멀리 떨어져 있는 처자식에게 교육비, 생활비를 부쳐주는 모습이 보는 사람의 동정을 사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무실에서 성희롱을 일삼고 권위적으로 부하직원들을 대하는 악덕 고용주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기도 했다.
사무실 2인자 윤서현 과장(윤서현 분)과 변지원(도지원 분)의 애증관계는 막판까지 오리무중이다. 윤과장은 현모양처 은실(김혜지 분)과 섹시한 지원 사이에서 갈등하며 지원 또한 심적으론 끌리나 경제력 없는 윤과장과 돈도 많고 나이는 더 많은 업체 사장 사이에서 오락가락한다.
영애와 꽃미남 원준(최원준 분)의 러브라인도 매 회 애간장을 태운다. 영애와 원준은 시즌2에서 처음 사귀고 헤어졌다가 시즌3에서 다시 결합하게 된다. 영애는 원준을 사랑하면서도 자격지심에 매번 초라해지는 자신을 느낀다. 또 원준을 짝사랑하고 있는 사무실 신입 양양(양정원 분)은 영애에게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툴툴거린다.
영애의 동생 영채(정다혜 분)와 결혼한 혁규(고세원 분)는 청년 실업자의 모습을 여실히 담았다. 처가댁에 얹혀 사는 혁규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소위 ‘뽀대나는’ 직장만을 찾아다니는 철부지. 중소기업 면접에서는 연봉이 1500만원이라는 말에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 나오기도.
영애의 아버지(송귀현 분)는 교장선생님까지 지내다 지금은 집에서 놀고 있다. 집사람(김정하 분)에게 매일 구박 당하는 모습은 ‘사오정(45세 정년퇴직)’, ‘오륙도(56세까지 직장 다니면 도둑놈)’를 연상케 하며 우리시대 점점 왜소해져가는 아버지상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올 하반기 시즌 4로 다시 찾아올 예정이다. 제작진은 “시즌4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팬서비스’ 차원에서 뭔가 중요한 팁을 줄 생각”이라고 전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자막이 올라가는 마지막 순간 비밀이 밝혀진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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