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개시 한 달째를 맞은 18대 국회에 시급한 민생법안이 쌓여 가고 있다. 국회가 계속 공전하면서 고유가 후속 대책이나 서민생활 안정에 관한 정부 법안들이 처리되지 않은 데다 18대 국회 의원들이 의욕적으로 발의한 각종 민생법안들도 지연 처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회 의원입법은 17대에 비해 40% 이상 늘어나는 등 과거 어느 국회보다 활발하다. 내용면에서도 과거의 이념 지향적 입법이 퇴조한 반면 서민 실생활과 밀착된 민생법안 발의는 크게 늘고 있어 ‘생활정치’가 새로운 입법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국회 의안과에 따르면 현재 65건의 의원입법이 발의됐다. 이는 역대 국회 중 의원입법 발의가 가장 많았던 17대 국회 같은 기간의 45건에 비해 44%나 증가한 수치다. 질적 변화도 뚜렷하다. 17대에선 여야가 초반부터 국가보안법과 사립학교법, 과거사진상규명법, 언론개혁법 등 ‘4대 입법’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빚었지만 18대에선 이념형 법안보다는 실생활형 법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의원입법의 질적 향상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는 한나라당 안효대 의원은 “우리 시대는 이제 이념 등 거대 담론이 아니라 생활정치로 옮겨 가고 있다”며 “여야와 정부도 이를 잘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발의된 의원입법을 살펴보면 서민에 대한 감세 법안이 많았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서민의 생계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요 생필품에 부가가치세를 일정 기간 면제해 주는 법안을, 통합민주당 김우남 의원은 농어민의 농업용 기자재 구입 시 부가세 면제기한을 연장해 주는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도 근로자 및 영세자영업자 1400만명에게 연간 24만원의 세금을 환급해 주기로 하고 관련법 개정안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앞서 국무회의에서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키로 의결한 내용도 추경안의 국회 통과가 이뤄져야 정책 추진이 가능하다.
한나라당 윤두환 의원은 도로공사의 관리 소홀로 교통정체가 발생할 경우 통행료를 감면해 주는 법안을 발의했고,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마땅한 육상 대체 교통수단이 없는 섬 지역의 경우, 항공업자가 운임이나 좌석 수로 횡포를 부리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노인복지 법안도 두드러졌다. 한나라당 박순자, 민주당 김우남, 무소속 이윤석 의원은 저소득층 노인들이 치과 보철, 보청기 구입, 백내장 수술 등이 필요할 경우 국가와 지자체가 비용을 지원하는 법안을 앞다퉈 발의했다.
그러나 국회 파행 탓에 이들 법안의 처리 전망은 불투명하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지금 추세라면 국회가 7월에 개원해도 여야 간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로 진통을 겪을 전망이어서 법안 처리는 계속 지연되고 부담은 서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의원입법 활발 불구 개원 못해 사장 우려
18대출범 이후 65건 발의… 17대보다 44%↑
18대출범 이후 65건 발의… 17대보다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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