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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 공존 꿈꾸는 프랑스 조형미술의 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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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 ‘빅팟’의 작가 ‘장 피에르 레노전’
장 피에르 레노가 학고재 신관에 전시중인 ‘단어’ 시리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단어가 주는 ‘기호의 힘’에 주목한다.

[스포츠월드] 모 은행 금융상품광고에 붉은색 대형화분(픽팟)이 등장한 적 있다. 누구의 작품일까. 정답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조형미술의 거장 장 피에르 레노(69)다.

 장 피에르 레노의 2m짜리 백색 빅팟 한 점이 서울 사간동 학고재 갤러리 옥상에 설치됐다. 백색 빗팟(3억원)은 한국이 백의민족임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 그는 경회루 같은 전통적인 곳에 그의 작품이 설치되길 희망했다. 전통과 현대의 공존을 꿈꾸며.

 학고재는 지난 25일부터 레노의 빅팟 한 점을 포함해 ‘단어’ 시리즈 등 총 26점을 전시하고 있다. 

‘페인트통’ 시리즈가 마치 신호등처럼 전시돼 있다. 강민영 기자
 레노는 화분이 삶의 전형적 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에게 화분은 예술가의 상상력을 키우는 장소였다.

 “예술가는 결코 이성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어린아이처럼 모든 상상이 가능합니다. 어린 아이가 화분을 크게 만들 수 있다고 꿈 꾸듯 대형 화분을 만들었습니다.”

 그의 빅팟 작품은 퐁피드센터 앞과 중국 자금성에도 설치돼 있다. 

학고재 옥상에 설치된 백색의 빅팟. 작가는 경회루 같은 전통적인 장소에 현대적 그의 작품이 놓여 전통과 현대의 공존을 희망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빅팟 전이라기보다 그의 새로운 프로젝트인 ‘단어 시리즈’전 성격이 짙다. ‘단어’ 시리즈는 그가 한국에서 첫 선보이는 신작 프로젝트. 5mm 두께의 알루미늄 판에 세라그래픽 기법으로 거장들의 이름을 공장에서 간판처럼 찍어냈다.  

ART(아트). 알루미늄판에 세리그래피, 2008. 학고재 제공
 신사실주의인 그에게 단어는 가장 명백하고 강력한 기호였다. 지난 8년 동안 ‘국기’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원색으로 채색된 알루미늄 판엔 ART(예술·파란색 바탕에 노란색 글씨)를 비롯해 PICASSO(피카소·녹색 바탕에 노란색 글씨), MONET(모네), GAUGUIN(고갱) 등 유명 화가들의 이름이 2∼3m 크기로 길게 쓰여있다. 작품에 표현한 색은 거장들이 즐겨 사용한 색이다. 

  일반 간판과 다른 것은 개념미술이라는 것. 작가는 이들 거장들의 이름이 관객들의 머릿속에서 일으킬 변화에 주목한다. 그는 “거장들의 이름만으로 인물의 성격과 예술과의 긴장관계에 관한 고정관념을 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네’ 하면 ‘수련’이 신호를 보내고, ‘수련’ 하면 최근 842억원에 팔린 것을 떠올리듯.

 그가 ‘단어’ 시리즈를 통해 보여주려는 것은 기호의 힘이다. .   

PICASSO(피카소). 알루미늄판에 세리그래피, 2008. 학고재 제공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장들인 만큼 그들의 이름만 간판처럼 걸어놓아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본 것이죠. 눈을 감고 보면 오히려 더 잘 볼 수 있을 거예요.”

MONET(모네). 알루미늄판에 세리그래피, 2008. 학고재 제공
 이밖에 빨·노·초·파 원색의 페인트 통을 신호등처럼 전시한 ‘페인트통’ 시리즈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7월15일까지. (02)720-1524 

강민영 기자 mykang@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