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여야 의원들이 최근 부동산세(稅) 인하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 의원은 서민·중산층의 세 부담 경감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속내를 보면 각각 전통적 지지층의 ‘민원’ 해결을 겨냥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경감을 적극 추진하는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세입자나 무주택자의 세 부담을 덜어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뚜렷한 ‘색깔 차’를 보이고 있다. 향후 국회 논의과정에서 여야 간 ‘강남부자 감세’나 ‘현실성 없는 선심 법안’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한 “강남 세금폭탄 해체”=한나라당 이종구 의원(강남 갑)은 종부세 과세기준을 현행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하고 과세방법도 세대별 합산에서 개인별 합산으로 변경하는 종부세법 개정안을 지난 22일 발의했다. 이 의원은 종부세 부담 상한선도 현행 재산세와 종부세 합계액의 3배에서 1.5배를 넘지 못하도록 낮추는 한편 60세 이상 1가구 1주택 소유자로서 주택의 공시가격이 15억원 이하인 경우 종부세를 면제토록 할 방침이다. 이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이뤄졌던 중산층에 대한 정치적 목적의 세금폭탄으로부터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당 이혜훈 의원(서초 갑)도 1가구1주택 보유자는 아무리 비싼 집을 소유하고 있어도 종부세를 면제해 주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과 강남에서 걷은 종부세의 50%는 다시 강남에서 사용토록 하는 지방교부세법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한 바 있다.
◆민 “서민 주거대책 우선”=민주당 박영선 의원(구로 을)은 무주택자나 1가구 1주택자의 주택 취득 시 취·등록세를 현행 2%에서 1%로 내리는 법안을 발의했다. 박영선 의원은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의 거래를 활성화하고 서민의 세 부담을 경감해 서민주거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최규식 의원(강북 을)은 전세계약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이들 법안은 실현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 법안은 취·등록세를 1% 내릴 경우 연간 약 1조2500억원이 줄어드는 지방세수를 따로 보전할 방안이 없어 정부가 난색을 보이고 있고, 최 의원의 법안도 같은 당 김동철 의원이 17대에서 제출했다가 임대인들의 반대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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