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정연주사장 해임안 , KBS이사회 의결

입력 : 2008-08-09 00:19:32
수정 : 2008-08-09 00:19:32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이대통령에 신속 처리 건의

靑 다음주초 수용할듯… 鄭사장, 효력정지 신청
KBS 이사회는 8일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통과시키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신속한 해임처리를 건의했다. 이로써 정 사장의 거취는 법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임명권자인 이 대통령의 해임절차만 남겨놓게 됐다. 이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 주초 해임안을 수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KBS 이사회는 이날 오전 여의도 KBS본관 제1회의실에서 열린 임시회의에서 ‘감사원의 해임 요구에 따른 해임제청 및 이사회 해임 사유에 따른 해임제청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표결을 거쳐 가결했다. 임시이사회에는 11명의 이사 중 해외출장 중인 이춘발 이사를 제외한 10명이 참석했으며, 퇴장한 4명의 이사를 제외한 6명이 표결해 전원 찬성해 해임제청안이 통과됐다.

KBS 이사회는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 정연주 사장은 최고 경영자로서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지기는커녕 실패를 호도하기에 급급하고 KBS 조직은 사분오열되어 날이 갈수록 해체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며 “ 정연주 사장의 부실경영, 인사전횡, 사업 위법·부당 추진 등 비위가 현저해 KBS의 대표자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본 감사원의 처분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해임 사유로 ▲부실 경영으로 인해 경영수지 적자를 구조화·고착화시킨 점 ▲팀제 개혁이 자율권 남용에 따른 부작용을 낳고 조직 내부의 통제기능이 상실되는 등 인사제도 개혁에 실패한 점 ▲탄핵방송 등 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한 점 ▲유로 2008 축구중계 방송사고를 초래하고도 지휘책임을 묻지 않는 등의 관리부재와 기강해이 등을 그 주요 내용이라고 공개했다.

KBS 이사회는 “이 같은 사유로 정연주 사장에게 더 이상 KBS의 경영을 맡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임명제청기관으로서 임명권자에게 해임을 제청하기로 결정하고 신속한 처분을 건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연주 KBS 사장은 “공영방송의 독립을 지키는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KBS 이사회가 스스로 이를 파괴했다”면서 불응 의사를 밝혔다. 이어 정 사장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8시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다.

변호인단은 소장에서 “KBS 이사회는 사장 해임을 제청할 법적 권한이 없으며 이사회 안건 상정시 이사와 사장, 감사에서 서식으로 통보해야 하는 규정도 지키지 않은 만큼 근원적으로 무효”라고 밝혔다.

한편 임시이사회가 열린 회의실 앞과 KBS 정문 등에는 이사회 개최 저지를 시도하는 KBS PD협회, KBS 기자협회 등 직능단체 회원들과 노조원, 이를 막는 경찰 등 수백명이 뒤엉켜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허범구·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