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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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에서 손흔들며 애절한 눈물이…

단동에 내려서 버스로 올라탔다. 가이드가 인사를 한다. 북한 강원도 원산에서 태어난 중국화교 출신 장향화라는 27세의 아가씨인데 한국말이 완벽하기는 하나 북한 억양이 아주 뚜렷하여 평양에 온 기분이 들게도 한다. '수영하다' 를 '수영치다' 라고 하거나 '밥솥'을 '밥가마' 라고 북한식으로 발음한다. 같은 한국인이면서도 말을 빨리 못알아 듣는 것이 좀 답답하기도 했다. 

 유람선에서 본 북한쪽 눈앞에 보인다

 북한과 비교되는 중국 단동시의 개발된 모습
단동의 시내로 가면서 보이는 오른쪽 긴 강이 압록강이다. 지금부터 보이는 강은 압록강 뿐이라고 한다. 강 건너가 손에 잡힐 듯 하다. 수영연습을 조금만 더하면 건널 수 있을만큼 눈앞에 있다. 저기가 북한이구나! 문산에서도 기차타고 못가는 가장 가깝고 가장 먼땅 '북한'. 그들의 말로 북 조선. 감개무량 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긴장 되기도 한다. 내려서 점심을 먹고 압록강 유람선을 탔다. 

손님은 모두가 조선사람들이며 종업원들은 모두 중국인이다. 북쪽 가까이에 배를 대고 한참을 서 있는다. 유람선측의 배려인 것이다. 두동강난 땅에서 형제들이 서로 강물 반대편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하고 큰 소리로 외치니, 저쪽에서 손을 흔든다. 결국, 중국인들에게 돈벌게 해주면서 그 말 한마디를 건넨다. "안녕하십니까" 사랑하는 내 동포여! 나는 그대들을 알지도 못하고 본 적도 없으나 우리의 몸 속엔 같은 단군의 피가 흐르니 어찌 핏줄이 땡기지 않으리요.

그들이 손을 흔들자  더 큰 소리로 "안녕하시죠?" 하고 다시 한번 큰소리가 나오니 나도 알지 못할 가슴속의 치밀어 오르는 뜨거운 눈믈은 또 무엇인가? 그들은 왜 못오는가? 이쪽으로 압록강을 건너서. 그리고 우리는 왜 못 가는가? 압록강 저쪽으로. 누가 이렇게 만들어 놓았는가? 누구의 잘못인가? 우리 민족의 팔자인가? 

가슴 속에 솟아나는 이 애절한 아픔은 언제쯤 치료가 되려나? 우리들의 어머니, 아버지가 일생동안 원하고 가고 싶어 했던 땅. 우리의 어린 손주들이 이 아픈 마음을 얼마나 이해할까? 우리가 이세상을 떠나기전에 기필코 이루어야할 통일의 숙제는 아직도 다하지못하고 있으니….

 끝없이 펼쳐지는 옥수수밭

 우리나라 시골을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중국의 시골 모습

유람선은 무정하게도 시간이 다 되가니 중국땅으로 기수를 돌린다. 그리고 오늘밤 머물 통화시를 향해 끝없는 옥수수 밭길을 달린다. 덜컹덜컹, 삐따닥…. 목적지 백두산까지 달릴 것이다. 마치 60년대 우리 충청도를 달리는 기분이라서 참 푸근하고 정겹기까지 하다. 

 압록강 철교 앞에서 단체 사진

(3편에 계속)


 / 유노숙 워싱턴 통신원 yns50@segye.com  블로그 http://yns1.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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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타고 간 중국여행, 그 '불쾌한' 첫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