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현재 2.4%에 불과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 11%로 끌어올리기 위해 총 111조5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원자력 비중도 2030년까지 두 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국가에너지위원회는 27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심의, 확정했다. 이는 건국 이후 처음으로 수립된 20년 단위 장기에너지계획이며, 에너지이용합리화계획 등 10여개에 이르는 후속 조치의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는 최상위 계획이다.
이날 마련된 기본계획은 이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새로운 국가비전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투영해 마련됐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도 “저탄소 녹생성장을 에너지 부문에서 뒷받침하고 석유 이후 시대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위해 장기에너지정책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해 기후변화 위기에 대처하자는 게 공통된 추세”라며 “국제적으로 부여된 이산화탄소 저감 수준을 맞추려면 현 시점에서는 원전이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이고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밝혔다. 이어 5년 주기 에너지 계획 수정과 관련해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이 하루가 다르게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5년을 기다린다는 것은 안일한 생각”이라며 “어쩌면 매년 바뀌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책과 화석에너지 비중을 낮추는 문제에는 진보도 보수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석유를 비롯한 화석에너지 비중을 현재 83%에서 61%로 줄이는 한편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은 그 비중을 높여 최종 연도에 각각 11%와 27.8%에 이르도록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태양광, 풍력, 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100조원(민간 72조원, 정부 28조원), 연구개발(R&D)에 11조5000억원(민간 4조3000억원, 정부 7조2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원자력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10기 내외의 원전을 추가 건설키로 했으며, 석유공사 대형화 등으로 해외 유전 확보에 적극 나서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을 현재 4.2%에서 2030년 4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정부는 고유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공급 확대와 병행해 강력한 에너지 절감 목표도 제시했다. 정부는 민관에 대해 엄격한 에너지 수요 관리와 절약 대책을 시행해 국가 에너지 효율을 46% 개선하기로 했다. 기본계획이 충실히 이행될 경우 2030년 에너지 자립도가 지난해 27.5%에서 65% 수준으로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천문학적인 재원 조달과 에너지 자립 등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원전 건설과 관련해 부지 선정과 고준위 폐기물 처리 등 난제가 도사리고 있어 추진 과정에서 작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허범구·하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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