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과다한 세금 징수가 민간소비와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자료를 냈다. 지난해 세계잉여금(15조3428억원)만큼 세금을 줄였다면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는 올랐을 것이라고 하니, 저성장과 고물가의 덫에 걸린 우리 경제에 세금이 얼마나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지를 미뤄 짐작케 한다.
한은은 만약 초과세수가 없었다면 지난해 성장률은 5%가 아닌 6% 수준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총생산(GDP)이 9조원 정도는 늘어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민간소비는 2%포인트, 투자는 1.8%포인트를 각각 하락시켰고 금액으로 환산하면 민간소비는 7조7000억원, 투자는 3조9000억원이 줄어든 셈이라고 한다. 지난해 적정 수준의 세금만 거뒀다면 그만큼 내수 진작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의미다.
이러한 한은 분석은 감세 추진의 정당성을 또 한번 입증하는 사례다. 과다한 세금은 국민 경제에서 정부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면서 민간부문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경제 전반의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부정적 효과를 낳기 마련이다. ‘큰 정부’는 결국 ‘작은 시장’을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올해도 10조원 안팎의 초과 세수가 예상되고 있다. 감세를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여력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경제살리기를 앞세워 집권에 성공한 현 정부의 행보는 더디기만 하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민생고통 해소 차원에서 소득세 인하는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투자와 직결되는 법인세 인하 방침은 철회했다. 택시·화물 등 취약부문을 지원하기 위해 대기업 법인세 인하는 1년 늦추기로 한 것이다.
물론 무분별하게 감세 정책을 추진할 수는 없다. 지나친 감세로 재정건전성을 해치고 재정적자를 심화시킨다면 국가경제에 더 큰 재앙이다. 하지만 물가고와 경기 부진으로 서민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기업은 투자를 꺼리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정부는 감세카드 활용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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