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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셔틀버스 부활…어떻게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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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셔틀버스 부활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대형 건물의 진입 차량을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그 대안으로 셔틀버스 허용 검토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초고유가 시대를 맞아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 백화점 셔틀버스를 부활해야 한다”는 반면 다른 쪽에선 “서울시가 나서서 셔틀버스를 허용하면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되면서 전국 재래시장 상인들의 생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바람직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셔틀버스 부활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을 들어본다.

운행중단 후 자가용 이용객 늘어 교통혼잡 초래
김영용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2001년 헌법재판소가 ‘백화점 셔틀버스의 운행을 금지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청구를 기각한 후, 특정 경우를 제외하고 2001년 6월30일부터 유통업체의 셔틀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되었다. 이에 대한 문제점을 몇 가지 살펴본다.

사안의 핵심은 자가용인 셔틀버스는 무상 운송이어야 하는데 유상이라는 것이다. 즉, 셔틀버스 이용 고객이 요금을 내지는 않지만 그 비용이 상품 값에 전가되므로 사실상 유상이라는 것이다. 물론 재화의 생산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공급곡선에 반영되므로 간접적으로 가격에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우선 비용이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비용을 결정하기 때문에 운송비용이 상품가격에 바로 전가된다는 논리에는 문제가 있다. 또한 셔틀버스 운행비용은 상품의 판매 개수에 따라 변하는 한계비용 성격이 아니라 광고비, 총괄세와 같이 총비용에만 영향을 주므로 가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건설교통부가 헌법재판소에 ‘셔틀버스는 유상 운송’이라고 한 조언은 틀렸다.

다음으로 셔틀버스 운행 금지 이후 버스·택시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지 않았고, 일과 후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하는 부부 고객이 늘었다는 사실은 셔틀버스와 버스·택시의 대체성이 낮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또한 대형 유통업체의 매출이 감소하지 않았고, 재래시장·동네가게의 매출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는 점은 대형 유통업체와 재래시장·동네가게의 낮은 대체성을 보여준다. 결국 셔틀버스 운행 금지는 누구 하나 뚜렷한 승자 없이 소비자만 패자로 만든 것이므로 금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김영용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동네슈퍼·재래시장 고객 이탈로 이어질 것 불보듯
장길호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지원실장

최근 서울시의 교통량 감축 계획과 관련, 제한된 수준의 백화점 셔틀버스 운행 허용 방침으로 2000년 12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개정을 통해 2001년 6월30일부터 금지된 백화점의 셔틀버스 운행 재개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셔틀버스의 운행은 현재 관계법으로 규제하고 있으므로 법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백화점과 전철역 등 아주 제한된 범위에서 재래시장이나 동네 슈퍼마켓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소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경기동향조사에 따르면 조사자의 68%가 ‘인건비도 못 건진다’고 응답했고, 매출도 평균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자영업자의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백화점 셔틀버스가 부활된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 백화점들이 자율 감축을 결의하고도 오히려 과당 경쟁으로 법률 제정을 통해 규제할 수밖에 없었던 사례에서 보듯, 제한된 범위의 셔틀버스 운행 방침은 백화점 간 고객 유치를 위한 과당경쟁의 수단으로 이용되어 영세 재래시장이나 동네 슈퍼마켓의 고객 이탈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이미 일부 백화점과 고객이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낸 헌법소원에서 헌법재판소가 외국의 경우 이와 유사한 사례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기각한 바 있는 만큼 시의 셔틀버스 허용 방침은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

장길호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지원실장

일반 노선 따르지 않고 백화점 맞춤식으로 허용을
김기복 시민교통안전협회 상임대표

서울시의 발표에 따르면 대형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에서 교통량을 감축하기 위해 셔틀버스 운행 요청이 있을 때 제한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러나 제한적 허용이라는 단서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셔틀버스 운행 허용 발표가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운수업계와 중소 상인은 이제 정착단계에 와 있는 대중교통 체계를 헝클어 버릴 수도 있고 중소 운수업계의 경영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2001년 백화점 셔틀버스 운행이 금지된 이후에 시내버스 이용자가 늘어나고 재래시장이나 동네 슈퍼의 매출이 늘었어야 했다. 그러나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전까지 버스 이용자가 늘었다는 통계는 어디에도 없다. 또 같은 기간에 재래시장과 동네 슈퍼 상인에게도 장사가 호전되고 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백화점 매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는 백화점에 셔틀버스 운행이 금지되면서 백화점에 자가용 이용자가 그만큼 증가했음을 입증해 주는 결과다. 따라서 백화점의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백화점 셔틀버스의 제한적인 운행이 허용돼야 한다. 백화점 이용 특성 때문에 이용자 입장에서는 셔틀버스가 접근성이나 편의성 측면에서 승용차보다는 떨어지지만 경제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의 버스나 지하철에 비해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과 교통량 감축의 효율성이 높다는 점에서 적극 검토돼야 할 것이다.

다만 과거처럼 백화점에서 버스회사 노선처럼 운행을 해서는 안 될 것이며, 운행방법도 기존의 운송업체와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해서 백화점 이용자들의 기호에 맞는 맞춤버스 노선을 개발해 운영한다면 기존 운송 업계와의 갈등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김기복 시민교통안전협회 상임대표

셔틀버스 운행비용 결국은 상품가격에 반영될 것

김경배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중소상인의 한 사람으로서 셔틀버스 운행 허용 방침을 철회할 것을 주장한다. 서울시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각지대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허용할 것이라고는 하지만 재래시장·슈퍼마켓과 같은 중소 유통업계는 물론 운송사업자(버스, 택시, 마을버스)들은 이를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 과거에도 백화점들이 자율감축을 결의하고도 오히려 과당 경쟁으로 이어져 법률 제정을 통해 규제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서울시의 이번 발표가 향후 셔틀버스의 운행 전면화를 위한 전조로 받아들이고 있다.

만약 셔틀버스가 실제 운행에 들어간다면 첫째, 고객 이탈로 인한 중소 상인의 매출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하며 운송사업자도 노선이 겹쳐 고객 감소 현상을 겪게 될 것이다.

고유가·고원자재가로 인한 내수 침체로 고통을 겪는 서민들에게 한 가지 고민을 더 얹어주는 격이다. 둘째, 상품 가격에 셔틀버스 운행 비용이 반영돼 결국 일반 소비자도 피해를 보게 된다. 셔틀버스 운행이 무료 서비스의 외양을 취하고 있지만, 매출 증가가 셔틀버스 운행 비용을 따라잡지 못할 경우 결국 상품 가격에 운행 비용 일부가 반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셔틀버스는 실질적으로 유상 운송 수단이라고 봐야 한다. 시의 이번 셔틀버스 운행 허가 방침은 백화점 측의 자율적인 교통난 해소 노력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제시된 일종의 당근으로 보인다. 하지만 백화점 측도 이번 방안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하니 시의 이번 정책의 노림수는 방향을 잘못 잡은 듯하다.

김경배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정리=황온중 기자

ojhw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