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은 오늘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념식이 열린다. 국제자살예방학술대회도 펼쳐진다. 유족을 비롯한 가까운 이들을 절망의 나락에 빠뜨리고 사회 공동체를 불안하게 하는 자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행사다. 우리 사회의 자살 문제는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자살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그제 승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탤런트 안재환씨 사례에서 보듯 유명 연예인의 자살 사건도 끊이지 않아 충격을 더한다. 자살 방지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당면과제인 것이다. 각별한 관심과 대책이 요구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1만217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날마다 34명씩 자살의 수렁에 빠진다는 통계 결과이니 여간 우려스럽지 않다. 사망 원인별로도 자살은 1993년 10위에서 지난해 4위로 6단계나 올라섰다. 암, 뇌혈관, 심장 계통의 치명적 질환에 이어 사망 원인의 5%나 차지하는 것이다. 교통사고 따위를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 특히 20∼30대 남자와 10∼20대 여자의 사망 원인으론 단연 1위다.
지난해 국내 자살사망률은 10만명당 24.0명이다.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높은 국가로 꼽히는 일본(19.1명, 2006년)이나 헝가리(21명, 2005년)를 능가한다. ‘자살공화국’으로 낙인찍혀도 할 말이 없는 셈이다.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다면 망국적인 자살 풍조가 이토록 만연할 리 없다. 먼 산의 불구경하듯 수수방관할 계제가 아니다.
범정부 차원에서 자살 예방 종합대책이 마련된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스럽다. 하지만 관 주도의 대증 처방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모두 힘을 합쳐 살 맛 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따뜻한 손길과 눈길도 필요하다. 국민소득이 두 배, 세 배로 는다 한들 자살의 늪에 빠진 사회가 과연 건강하겠는가, 행복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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