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효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효성의 조석래(73·사진)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과 사돈지간이라는 점에서 검찰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효성그룹이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최근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효성그룹 비자금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일부 관련자들에 대해 소환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은 2000년쯤 일본 현지법인이 수입부품을 사들이면서 가격을 부풀려 비싸게 산 것처럼 꾸며 차액을 빼돌리는 등의 수법으로 200억∼3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국가청렴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효성 측 내부 제보자에게서 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수법을 제보받고 조사한 뒤 지난 2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로 배당됐으나 지난 6개월여 동안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청와대 눈치보기’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 왔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특수1부에서 ‘BBK 사건’과 ‘방송PD 연예비리 의혹’ 등 다른 수사가 진행돼 이 사건의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지만 최근 관련 수사들이 마무리돼 효성 관련 조사를 본격화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효성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청렴위의 수사의뢰뿐 아니라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검찰에 통보한 내용과 대검찰청이 포착한 돈세탁 의혹도 조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금융정보분석원은 “효성의 자금 흐름이 의심스럽다”며 이상 동향이 있는 자금 내역을 검찰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중수부도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효성과 관련된 의혹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효성이 증권사를 통해 외환카드 주식 50여억원을 매도한 뒤 무기명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청렴위가 수사의뢰한 부분을 중심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혀 금융정보분석원의 통보와 대검 중수부가 포착한 의혹도 광범위하게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석래 회장을 직접 소환조사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둘째아들 조현범(34)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2001년 이 대통령의 셋째딸 수연(33)씨와 결혼해 두 집안은 사돈지간이 됐다.
효성 측은 “비자금 조성 문제와 관련해 아는 바가 없다”면서 “우리도 언론을 통해서 검찰 수사 소식을 접하는 형편이라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박호근·김수미 기자 rootpar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