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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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여고생 집단감염, 에어컨통해 식중독균 옮았다"

한나라 임두성의원 국감자료
에어컨을 통한 집단 식중독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뒤늦게 확인됐다.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은 14일 질병관리본부 국정감사에서 “지난 5월 경북 상주시 S여고에서 발생한 집단설사 사고 역학조사 결과 에어컨을 통해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오염된 음식을 먹은 것이 원인으로 추정됐다”고 주장했다. 에어컨을 통한 식중독 발생사건은 국내 역학조사 결과 첫 번째 사례라고 임 의원은 전했다.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주시보건소는 지난 5월 19∼26일 142명(전체 인원 591명, 발병률 24.0%)의 S여고생에게서 집단 설사가 유행한다는 보고를 받고 현지 역학조사반을 구성했으며, 조사 결과 병원성 미생물(바실러스 세레우스)에 의한 식중독으로 결론지었다.

당시 급식 식당에서 사용하던 에어컨은 지난해 7월 학교가 직영급식을 시작할 당시부터 사용되고 있으며, 그동안 에어컨의 위생 관리와 정기점검은 한 차례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통 에어컨은 더위를 식히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지만, 집단급식소나 식당가에서는 냉풍 방사, 습기 제거, 건조 등의 용도로 사용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자연계에 중요한 부패 원인균으로 널리 분포하고 있고, 135℃에서 4시간 가열해도 견딘다.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의한 식중독은 전 세계적으로 식품 매개 질환의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선진국에서 발병률이 높다.

임 의원은 “에어컨이 깨끗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각종 세균과 대장균의 전파 통로가 되는 만큼 식당이나 집단급식소에 설치된 에어컨에 대한 정기 세척과 소독이 필요하다”며 “에어컨을 조리식품의 냉각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당국의 지도와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p6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