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피해를 입은 수출업체에 대해 신규 외화대출이 허용되고 기존 외화대출 만기도 1년간 연장됨에 따라 자금 압박에 시달리던 관련 업체들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한국은행이 27일 내놓은 ‘외화대출 용도제한 완화 방안’에 따르면 키코 등 통화옵션 계약을 맺었던 기업들이 원화 대신 외화로 결제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는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을 피할 수 있게 된다.
한은은 하지만 외화대출이 다른 용도로 쓰이는 것을 막아 키코 관련 거래에만 대출을 허용해 주기로 했다. 아울러 시행일(27일) 이전 맺어진 계약 가운데 미청산·미결제 상태 거래에만 적용된다. 허용 대상 기업도 수출면허를 취득하고 관세청에 수출품목을 신고한 업체 가운데 키코 등 통화옵션 계약일 당시 수출실적이 있는 국내업체로 한정된다. 한은은 “키코 피해 기업들이 도산하면 실물 경제 위축을 불러올 우려가 커지기 때문에 신규 외화대출을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운전자금 외화대출의 만기도 1년간 더 연장된다. 대상은 작년 8월 10일 이전 취급된 운전자금 외화대출로 한정되며, 연장 기간은 기존 1년에서 1년 추가해 2년 이내이다. 한은은 올해 3월에도 운전자금 외화대출의 만기를 1회 연장해준 바 있다.
한은은 지난 3월 이미 한 차례 만기를 연장받은 대출자들 가운데 추가 연장 시행일인 이날(27일) 이전에 만기가 도래한 외화대출도 소급적용해 연장해 주기로 했다. 그동안 운전자금 용도로 외화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만기 때 전액 상환하거나 높은 금리를 내야 하는 원화대출로 갈아타야 했다.
8월 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외화대출 잔액은 488억달러로 올 들어 29억달러 증가했다. 외화대출 잔액의 구성을 보면 미 달러화가 334억달러(68.5%), 일본 엔화 139억2000만달러(28.6%), 유로화 14억4000만달러(3.0%) 등이다. 용도별로는 시설자금 217억3000만달러(44.6%), 운전자금 185억8000만달러(38.1%), 기타 84억5000만달러(17.3%) 등이다.
홍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