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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동치는 환율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서울 외환시장이 크게 요동친 27일 외환은행 본점 외환전광판에 원·달러 환율 시세가 나타나 있다. /남제현 기자 |
그간 범정부 차원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혼돈이 가시지 않은 데다 실물경제도 급격히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한은이 초강수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위기는 내부 요인보다는 글로벌 금융위기· 경기침체라는 대외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어 한은의 필사적 노력이 결실을 거두기 쉽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급한 불부터 끄자=물가 안정이 정책순위에서 뒤로 밀려났다. 정부도 재정 지출 확대 방안을 마련하면서 물가 상승을 감수할 태세다.
장기불황의 늪에 빠져들기 전에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않다간 자칫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다.
한은의 금리 인하 폭은 이달 들어 1%포인트에 달한다. 지난 9일 기준금리를 5.25%에서 5.0%로 0.25%포인트 내린 데 이어 18일 만에 0.75%포인트 추가로 낮췄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비상국면에서는 물가를 논할 여유가 없다”며 “경기가 워낙 안 좋은 데다 국제유가도 떨어졌다는 점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그렇게 클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물가 경기 외환보유액을 다 지키기에는 상황이 너무 꼬여 들고 있어 일단 금리 인하를 통해 가계와 중소기업의 이자부담부터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실제 물가상승과 관련, 다른 나라들도 잇달아 금리를 내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물가부담은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전례 없는 비상조치=임시 금통위까지 소집한 뒤 전격 단행된 금리 인하는 시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다음 달 7일로 예정된 정례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은 많았지만 임시 금통위 소집을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연 것은 2001년 9·11테러 때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9·11테러 직후인 그해 9월19일 임시 금통위를 소집해 기준금리를 4.50%에서 4.0%로 내린 바 있다. 금리 인하 폭 0.75% 역시 한은 금통위가 금리정책을 주관한 뒤 처음이다. 애초 은행채에 한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환매조건부(RP) 대상에 특수채가 포함된 점도 시장의 허를 찌른 조치였다. 매입 규모 5조∼10조원에 대해서도 예상외로 규모가 크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채뿐 아니라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등 다른 채권들의 자금 수요도 부족한 상황이어서 매입 요구가 봇물처럼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화유동성 비율도 낮춰야”=한은 금통위는 이날 금융감독원에 원화유동성 비율 인하 등의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현행 원화유동성 비율은 만기 3개월 이내 자산을 만기 3개월 이내 부채로 나눈 것으로 감독규정에 따라 은행은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원화유동성 감독기준을 1개월 기준 100% 이상이나 3개월 기준 85%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을 금감원에 제시했다.
금감원은 3개월 기준을 1개월 기준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화유동성 비율은 한시적으로 낮추거나 산정기준을 단축하면 은행채 발행 수요가 줄어 금리 인하 여지가 생긴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홍진석 기자 gija@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