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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탈출 ‘3대 해법’은 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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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적 지원 쉽지않아 고민
◇코스피 하루 변동 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크게 요동친 29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모니터로 시세를 확인하고 있다.                                                                허정호 기자
정부와 한국은행의 고강도 대책에도 금융시장의 불안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시장 불안은 외환위기 이후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상수지 적자 탈피가 최대의 관건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 국가들과 같은 통화스와프 체결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선진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 원화를 맡기고 달러를 무제한으로 끌어다 쓸 수 있어 외환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오용협 연구위원은 “선진국과 통화스와프를 추진할 가능성은 예전보다 높아졌다고 본다”며 “정부가 외교 역량을 동원해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체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많다. 선진국끼리는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금융위기 안전망을 구축해 놓았지만,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우리나라를 끼워줄 여지가 작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위상을 강화하고 ‘원화 국제화’ 노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금융위기를 초래한 미국 경제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팽배하지만 미국이 이를 극복할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며 괜히 미국 눈밖에 날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단기적으로 외화 유동성이 부족한 나라에 달러자금을 공급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정부는 지난달 현재 240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어 IMF의 지원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외국에서 돈을 빌려오지 않는다면 경상수지 흑자를 늘리는 것이 외화를 조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최근 아시아를 돌며 개최한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부분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느냐였다”고 말했다.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튼튼하다고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다행히 유가 하락과 환율 상승으로 이달 경상수지는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경상수지 개선이 중요하다고 해도 이를 위한 정책을 펴기가 어려워 고민이 크다. 수출 정책을 펴다 내수가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욱 연구위원은 “경상수지는 자연스럽게 개선되도록 둬야 한다”며 “인위적으로 이를 개선하려 든다면 내수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시장의 불안감 해소를 위한 중장기적인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쏟아내는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등 초단기 대책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발등에 떨어진 불 끄기에만 쏠려 있어 좀 더 앞을 내다보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시장이 이성보다는 감성의 지배를 받아 요동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김현욱 연구위원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모든 불안감을 단번에 없앨 마술 같은 해법은 없다”면서 “정부는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데 금리 인하, 은행채 매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