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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전속계약, 어떤 형태로 맺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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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연예인 전속계약과 관련해 시정조치를 취함에 따라 연예기획사의 전속계약 문제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예인과 연예인기획사는 실제로 어떤 형태의 계약을 맺고 있을까. 또 이들은 전속계약서를 둘러싼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을까.

이에 대해 연기자와 개그맨, 가수 등 두 분야로 나눠 살펴봤다.

◇연기자와 개그맨

연기자와 개그맨이 연예기획사와 계약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05년 SBS TV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 출연하던 인기 개그맨들이 집단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계약기간이 10~15년씩 되는 전속 계약 내용을 문제 삼은 적이 있다. 최근에는 김구라의 전 소속사 대표가 억대의 출연료를 가로챈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연기자와 개그맨들의 전속 계약 기간은 대개 2~5년이다. 신인에서 스타로 성장할수록 계약기간은 짧아지고 계약금은 늘어나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10개 대형 연예기획사에 포함되지 않은 한 중견 기획사의 전속계약서를 살펴봤다. 이 계약서는 독점적 매니지먼트, 연기자로서의 연예활동, 갑(기획사)과 을(연예인)의 권한, 계약기간과 금액, 수입의 분배, 저작권ㆍ상표권ㆍ초상권 규정, 갑의 지휘감독권,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 및 손해배상 청구권 등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다.

이 계약서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 조항으로 지적한 회사 홍보 활동 무상 출연, 연예인 위치 통보, 연예인 동의 없는 계약 양도 등의 문구를 포함하고 있었다.

한 기획사의 이사는 "예전에는 계약해지 때 손해배상 규모를 몇억 수준으로 정하거나 계약금의 5배를 물리는 등의 심각한 불공정 조항이 있었지만 요즘 이런 계약을 찾아보기는 어렵다"며 "불공정 조항이 포함된 계약서를 토대로 소송을 벌였다가 패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시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개그맨 기획사의 한 간부는 "2005년 '웃찾사' 사건 이후 신인 개그맨의 계약기간이 3~5년으로 줄어들었다"며 "다만 계약금은 신인에게 투입되는 비용이 여전히 많아서 당시보다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전속계약서와 관련한 분쟁이 잦아지자 아예 표준계약서를 만들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국내 연예기획사 50여 개가 소속된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이 표준계약서는 늦어도 내년 초면 업계에 통용될 것으로 보인다.

매니지먼트협회의 한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 관련 소송에 정통한 변호사들을 모시고 표준계약서를 만들고 있다"며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 중이며, 기본 틀은 거의 완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신인이 아닌 기존 배우는 비용을 분배할 때 오히려 기획사가 불리한 경우가 많다"며 "그동안 기획사는 배우가 운동, 의상, 차량 등에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비용도 상당 부분 부담해 왔는데 이런 부분을 시정하는 내용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음반업계

음반기획사는 가수 한 팀을 키우기 위해 보통 3~4년의 트레이닝 기간에 돈과 시간 투자를 한다. 그래서 이런 손해를 만회하려고 가수들에게 불리한 전속계약서가 쓰여지는 경우가 많다.

한 신인 여자 가수는 3년에 30만 원의 계약금을 받았는데 수익 배분이 안되자 전속 계약 해지 소송을 냈다. 결국 수익금 정산을 못 받고, 음반기획사가 제시한 "디지털 싱글 몇 곡을 무상으로 녹음해주면 계약을 해지해주겠다"는 중재안을 받아들여 '자유의 몸'이 되기도 했다.

어떤 음반기획사는 이면 계약서에 전속 기간을 10년으로 해놓고 대외적으로는 5년 계약을 마친 후 재계약을 했다는 것으로 포장하기도 한다.

많은 가수들은 "보통 음반 발매일로부터 몇 년의 계약을 한다"며 "신인과 달리, 이름이 알려진 가수의 경우 기획사 사정이 나빠져 음반을 내지 못하면 수년간 매여있는 몸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수익 배분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가수들도 있다.

한 인기 아이돌 그룹의 음반기획사는 제작비를 일방적으로 투자하지 않는다. 음반기획사와 가수가 음반과 뮤직비디오 제작비, 활동비를 매출에서 제한 후 수익을 배분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음반업계 불황으로 음반기획사가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려 수익 정산을 받지 못한 이들도 많다.

또 한 싱어송라이터는 "내가 작사, 작곡한 음악인데 저작권료의 몇 퍼센트를 음반기획사에 줘야하는 조항도 있다"고 말했다.

원하지 않는 연예 활동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는데, 특히 신인에게 빈번하게 일어난다.

섹시 화보 촬영, 밤 업소 출연을 강요받기도 하고, 때로는 원하지 않는 방송과 행사에 무상 출연을 요구받기도 한다.

사생활 침해를 받을 소지가 있는 것은 아이돌 그룹이 대표적이다. 빡빡하게 짜여진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데다, 함께 사는 매니저의 관리 하에 숙소 생활을 하는 탓. 이들은 외출 시 행선지, 만나는 사람, 만남의 목적 등을 보고하기도 한다. 가족, 친구와의 만남에도 제약이 있자 이를 못 이겨 며칠 씩 '잠수'를 타는 멤버들도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