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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친인척 비리 개선책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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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도덕성 차원 떠나 제도적 방지 장치 필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역대 정권마다 터진 최고권력자의 친인척 비리가 참여정부에서도 비껴가지 않는 듯하다. 학자 등 전문가와 여야 의원은 친인척 비리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집권자의 의지 부족, 정치문화, 국민정서를 꼽고 청와대에 친인척 전담 비서관 신설, 권력구조 개편, 친인척 재산 공개 등을 개선책으로 제시했다.

◆친인척 비리 사례=전두환 전 대통령의 형 기환씨와 동생 경환씨는 노량진 수산시장 강탈사건과 새마을운동본부 자금 횡령 혐의로 각각 옥고를 치렀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씨의 고종사촌 동생으로 ‘6공 황태자’였던 박철언씨는 슬롯머신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김영삼·김대중 정부에서는 아들들이 날뛰었고, 대통령 재임 중에 이들이 구속되는 사태까지 맞이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는 조세포탈 혐의로 수감되는 신세가 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와 삼남 홍걸씨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현철씨와 비슷한 처지가 됐다.

◆진단=김철수 명지대 석좌교수는 27일 “부자, 형제 간에 서로 의지하려는 가족주의가 있는 한 친인척 비리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 친인척 담당 비서관을 두고 대상자를 엄격히 관리했다”며 “그 다음 정권부터는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석좌교수는 “힘이 센 친인척에게 밉보이면 대통령의 눈 밖에 날 수 있다고 여긴 역대 인친척 담당 청와대팀들이 이들을 특별 관리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눈치를 보는 등 심부름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정희 한국외대교수(한국정치학회 회장)는 “친인척을 통해 불법적인 로비를 시도하려는 인사들이 있고, 또 이런 유혹에서 쉽게 못 벗어나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권력을 이용하려는 국민의식구조도 문제지만 절대권력은 절대부패를 낳기 마련”이라며 “대통령중심제에서는 친인척 비리 척결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대통령 한 사람에게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한 친인척 비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 도덕성 차원을 넘어 제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선책 없나=김 석좌교수는 “청와대에 친인척 비리 전담 비서관을 두고 대통령이 단호한 의지로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 전 의장과 김 의원은 현행 대통령제를 내각제나 이원집정제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은 “권력을 이용하려는 유혹을 떨쳐 버릴 수 있는 대통령 친인척의 윤리의식 강화가 시급하다”고 했고, 양승함 연세대 교수는 “대통령 친인척도 재산공개를 하는 등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용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