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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그림자는 드라마시장에도…창작품 가고 리메이크작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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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연인’ ‘종합병원2’ ‘일지매’…
참신·실험적인 드라마로 모험 회피
‘흥행 담보’ 원작있는 작품들 가득
◇한국판 ‘노팅 힐’ SBS ‘스타의 연인’.
SBS 제공
침체에 빠진 드라마 시장을 신작 드라마들이 살릴 수 있을까. MBC ‘베토벤 바이러스’, SBS ‘바람의 화원’ 등 화제의 드라마들이 막을 내렸거나 종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뒤를 이을 신작 드라마들이 위기의 드라마 시장에 돌파구를 마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인기 드라마는 시청률이 50%대에 달했지만, 최근엔 같은 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올리며 ‘강마에 신드롬’까지 일으켰던 ‘베토벤 바이러스’조차 최고 시청률이 20%대에 머물렀다.

리메이크, 복고 바람

SBS가 10일부터 ‘바람의 화원’ 후속으로 선보이는 ‘스타의 연인’은 처음부터 한류를 염두에 두고 기획한 드라마다.

아시아 톱스타 이마리(최지우)가 자신의 일본 기행문 대필 작가인 서울대 국문과 대학원생 김철수(유지태)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여기에 어김없이 백마 탄 왕자 같은 재벌 2세(이기우)가 등장하고, 철수의 첫사랑(차예련)이 끼어들면서 4각구도를 형성한다.

어디서 많이 봤다. 톱스타 여배우와 평범한 사서의 사랑을 그린 줄리아 로버츠와 휴 그랜트 주연의 영화 ‘노팅 힐’이 먼저 떠오르고, 톱스타와 매니저의 사랑을 그린 김하늘·이범수 주연의 ‘온 에어’도 스쳐간다.

연출을 맡은 부성철 감독은 “‘노팅 힐’에서 영감을 받았다”면서 “극도의 달콤한 멜로와 최지우 특기인 아픈 멜로를 동시에 살려 ‘멜로의 종합선물세트’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인기가 검증된 스토리 라인에 ‘가을동화’, ‘이브의 모든 것’ 등의 집필한 오수연 작가, 한류스타 최지우가 가세해 꺼져가는 한류를 살릴 만한 외형적 조건은 갖춘 셈이다.

지난달 17일부터 방영된 MBC ‘종합병원2’는 1994년 인기리에 방송된 의학드라마 ‘종합병원1’의 시즌 2 격이다. 
◇1994년 방송된 ‘종합병원’의 시즌2인 MBC ‘종합병원2’.                                               MBC 제공

흥행성을 보증받은 ‘종합병원1’의 후속편인 데다 다른 의학 드라마에서 코믹 커플로 명성을 떨쳤던 김정은·차태현이 주연을 맡으면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지 관심을 모았다. 그 효과인지 ‘종합병원2’는 4회분 만에 ‘베토벤 바이러스’의 뒤를 이어 수목 드라마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의사들의 캐릭터와 대립구도가 전작을 답습한 듯하고, 환자는 기존 의학 드라마의 사례를 종합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종합병원2’의 후속으로 내년 초 방영될 ‘돌아온 일지매’는 지난 7월 종영한 이준기 주연의 SBS 사극 '일지매'와 소재가 같다. 같은 소재의 드라마를 두 방송사에서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방영하는 만큼 어떻게 차별화하느냐가 관건이다.

드라마 한류 되살릴 수 있을까

이처럼 신작 드라마들이 과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나 영화의 콘셉트를 따오거나 리메이크하는 것은 드라마 시장이 불황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KBS 이강현 PD는 “드라마 시장이 어려워지니까 참신하고 실험적인 드라마나 검증되지 않은 작품은 회피하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한류스타만 나와도 흥행이 어느 정도 보장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작품 기획도 보수적으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류스타 송혜교와 현빈이 출연하고, 공전의 히트작인 ‘풀 하우스’의 표민수PD와 노희경 작가가 다시 손잡아 기대를 모았던 KBS ‘그들이 사는 세상’은 호평에도 현재 5% 안팎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줄을 잇는 것도 이 때문이다.

허영만의 ‘식객’과 ‘타짜’ 등은 대박까지는 아니어도 20% 안팎의 시청률로 선방했다. 이 밖에도 만화 ‘꽃보다 남자’(요코 카이오 원작), ‘외인구단’(이현세), ‘신의 물방울’(아기 다다시), ‘탐나는도다’(이혜나) 등이 드라마로 안방을 찾아갈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드라마 시장에서 원작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순수 창작 드라마가 퇴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