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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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 해산이후 태국정국 어디로…공항 점거농성 풀었지만…

헌법재판소의 집권당 해산 명령으로 혼돈의 태국 정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방콕의 수완나품, 돈므엉 두 국제공항을 점거하고 일주일째 시위를 벌인 반정부 세력은 2일 자신들의 요구대로 솜차이 옹사왓 총리가 사퇴하게 됨에 따라 3일 오전(현지시간)부터 자진 해산하기로 했다. 공항 점거 농성을 이끈 국민민주주의연대(PAD) 핵심 지도자 손티 림통쿨은 기자회견에서 “3일 오전 10시에 공항 점거농성을 풀겠다”고 말했다.

앞서 PAD는 이날 헌재 판결이 나온 직후 항공기 운항을 재개하기로 태국공항공사(AOT) 측과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일촉즉발 위기로 치닫던 정국 긴장감은 다소 누그러졌다. PAD는 5일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생일을 앞두고 경축 메시지를 밝히는 등 대정부 공세 수위를 낮췄다. 하지만 국왕 생일 경축 기간이 끝나면 친·반 탁신 친나왓 세력 간 충돌이 격화돼 정국이 또 다시 혼미해질 수 있다. 정당 해산 명령을 받은 국민의 힘(PPP)이 당장 재집권 시동을 걸고 있어 반정부 세력의 반대시위가 예상되는 데다, 집권당 정당해산 명령에 반발하는 친정부 세력이 들고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PPP는 헌재 판결에 대비해 ‘뿌에아 타이’란 대체 정당을 만들고 소속 의원들의 당적을 옮겨 재집권할 채비를 갖췄다. 신당 총재로는 탁신 전 총리의 사촌이자 육군 최고사령관 출신인 차이야싯 친나왓 등이 거론된다. 꾸뎁 사이끄라창 PPP 대변인은 “정치활동이 금지된 당간부 37명을 뺀 소속의원 216명 전원이 신당으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8일 의회에서 차기 총리를 선출할 예정이어서, 이를 기점으로 탁신계 집권에 반대해온 반정부 세력이 또다시 거센 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반면 탁신을 지지하는 친정부 세력은 지난해에 이어 헌재가 정당 해산 명령을 내린 데 대해 집단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친정부 시위대 수백명은 2일 헌재 재판이 열린 창와따나 행정법원에 모여 집회를 가졌다. 특히 이날 새벽 반정부 시위대가 점거 중인 돈므엉 공항에서 폭발물이 터져 시위대 1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쳐 긴장이 고조됐다.

태국 방콕포스트는 “친·반 정부세력 간 또 한 번의 충돌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일각에서는 지난 700년 동안 한 번도 생각할 수 없었던 내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태국 소요 사태는 왜=국왕을 절대적으로 받드는 존왕 기득권 반정부 세력과 탁신을 지지하는 친정부 세력 간 다툼이다. 왕의 권위가 절대적인 태국 사회에서 탁신 전 총리가 도시빈민, 농민들의 광범위한 지지 속에 개혁을 주도하며 세력을 키우자, 왕실과 이해를 같이하는 기득권 세력들이 이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부패 등의 혐의를 받는 탁신을 몰아냈다. 하지만 잇달아 탁신계인 사막 순다라벳, 솜차이 옹사왓 총리 정부가 들어서자 반정부 세력이 들고 일어났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태국 소요 사태는 왜=국왕을 절대적으로 받드는 존왕 기득권 반정부 세력과 탁신을 지지하는 친정부 세력 간 다툼이다. 왕의 권위가 절대적인 태국 사회에서 탁신 전 총리가 도시빈민, 농민들의 광범위한 지지 속에 개혁을 주도하며 세력을 키우자, 왕실과 이해를 같이하는 기득권 세력들이 이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부패 등의 혐의를 받는 탁신을 몰아냈다. 하지만 잇달아 탁신계인 사막 순다라벳, 솜차이 옹사왓 총리 정부가 들어서자 반정부 세력이 들고 일어났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