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농협중앙회장의 인사권을 제한하는 등 강도 높은 농협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농협 자회사 중 실적이 부진한 곳은 청산되고 증권·선물·자산유통 등 금융 자회사는 통합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8일 법제처에 넘어간 농협법 개정안을 사실상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 산하에 농업계, 농협, 학계 전문가 등 10여명으로 구성되는 ‘농협개혁위원회’를 발족해 연말까지 개혁안을 내기로 했다. 위원장 역시 민간에서 위촉한다.
농협개혁위에선 중앙회장의 대표이사 추천권 인사추천위원회 이양, 감사위원회 독립기구화 등 지배구조 개혁안의 입법을 다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 내용은 농식품부가 애초 지난 9월 입법예고한 개정안 원안에 포함됐다가 이후 공청회 등에서 농협과 국회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법제처 검토안에서 빠졌다.
농협 개혁을 목표로 농협개혁위가 설치된 것은 이번이 5번째다. 그만큼 농협 개혁이 어렵다는 방증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2월 한 토론회에서 “농협이 센지, 대통령이 센지 한번 해보자”며 개혁 의지를 보였지만 결국 농협 개혁에 실패했다. 현 정부도 농협중앙회장의 인사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농협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가 이 내용을 제외하며 한발 물러섰다.
농식품부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농협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모아진 만큼 이번 기회에 정부가 나서 인사추천위 등 지배구조까지 망라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도 이날 열린 정례조회에서 “회장이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면 회장부터 개혁하겠다”며 “기존 개혁안을 백지 상태에서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연내 개혁안이 마련돼 법제처가 재검토에 들어갈 경우 내년 2월 임시국회 제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은 정부 차원의 개혁안과는 별도로 이날 긴급 자회사 사장단 회의를 열어 사업 실적이 부진한 자회사를 청산 또는 매각해 현재 25개인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2010년까지 16개사로 줄이기로 했다. 아울러 자회사 전체 상근 임원의 22%(11명)를 내년부터 감축하고 신규 임원은 내·외부 공모를 거쳐 임명키로 했다.
또 자회사 임원 보수를 10% 삭감하고 올해와 내년 전 자회사 직원의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회의 직후 자회사 임원 전원은 쇄신 의지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했다.
우상규 기자
개혁위 구성 연내 새 개정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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