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우트럼프월드 2차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3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경험을 했다. 건물 내 주민쉼터에서 불이 나 하마터면 큰 일을 치를 뻔했던 것. 원인은 담뱃불이었다. 덜 꺼진 담배 꽁초 불씨가 바닥 틈새에 끼여 불이 난 것이다.
주민들은 즉각 투표를 거쳐 아파트를 금연 공간으로 만들자는 결의를 했다. 흡연이 금지된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면 최고 5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는 내부 규약도 만들었다. 이 아파트 주민 김모(31·여)씨는 “시행 초기 여기저기서 불만이 나왔지만 점차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아파트 입주민의 만족도는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아파트 내 공동생활 공간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담배와의 전쟁’을 벌이는 ‘금연아파트’가 인기다. 담배 연기를 없앨 경우 비흡연자의 간접피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고, 환경이 쾌적해져 주거만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현재 40곳인 시내 금연아파트를 내년에는 100곳 이상으로 늘려 시민들이 쾌적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금연아파트 단지는 지난해 시범운영할 당시만 해도 23개 단지에 머물렀지만 불과 1년 사이 2배 가까운 40곳으로 늘어나는 등 날로 확산되고 있다.
금연아파트란 거주민들이 자율로 아파트 내의 공동생활 공간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환경을 쾌적하게 하고, 혹시 일어날지도 모를 화재를 예방하는 아파트이다. 특히 이 활동이 서울시의 인증을 받을 경우 시에서 제공하는 이동금연클리닉이나 건강검진 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도 확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금연아파트 인증을 받기 위해 아파트 간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올해에만도 서울시내 83개 아파트 단지가 금연아파트 지정을 받기 위해 서울시에 신청했다. 하지만 시는 이 중 43개 아파트 단지는 아파트 주민 의사를 수렴하지 않고 관리소장이나 부녀회장처럼 개인이 금연 아파트 지정을 신청하는 등 요건을 갖추지 않아 인증 대상에서 탈락시켰다. 주민 간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시는 금연구역 홍보를 게을리 한 아파트 단지도 금연 아파트 인증 대상에서 탈락시키는 등 ‘무늬만 금연아파트’인 곳도 인증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23개 아파트 단지가 금연아파트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올해 40개 아파트 단지가 인증을 받았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아파트 단지들이 금연아파트 확산 움직임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보은 기자 spice7@segye.com
화재 예방·환경 쾌적… 주민 건강검진 등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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