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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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제2롯데월드 신축 급물살

정부, 서울공항 활주로 방향 변경안 마련
롯데 "비용 부담"…이르면 상반기 착공
정부가 7일 잠실 제2롯데월드 신축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이르면 상반기에 112층 555m 높이의 제2롯데월드 신축 공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날 조중표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실무위원회를 열고 제2롯데월드 신축 시 최대 쟁점사항인 서울공항의 작전운영 및 비행안전 문제와 관련, 서울공항 활주로 방향을 3도 변경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실무위원회에서 그동안 국방부가 검토해 온 4가지 대안 가운데 서울공항 동편 활주로 방향을 약 3도 변경하는 방안이 비행안전을 보장하는 대안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활주로 조정과 관련한 필요조치를 공군과 롯데가 협의해 다음 회의에 보고토록 했다.

이날 회의에서 국방부는 레이더와 통제장비, 시계비행(조종사가 눈으로 주변 장애물을 인식해 비행하는 것) 장비 등이 보강되면 활주로 3도 변경 시 비행안전성에 지장이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롯데 측과 협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공항의 동편 활주로를 3도 조정할 때 최소 1000억원 이상이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지만 향후 롯데와 공군이 비용부담 문제 등에 합의하면 제2롯데월드 신축을 위한 추가 행정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김광우 시설관리기획관은 “새로운 조치에 따른 비용은 수익자인 롯데가 전액 부담하는 기부채납 방식을 원칙으로 하고 국방예산에서 부담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국방부와 협의해 서울공항의 비행안전에 관한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 건축을 맡은 롯데물산은 “앞으로 서울공항의 비행안전에 필요한 조치를 롯데 부담으로 국방부(공군)와 협의를 통해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군 당국이 생각하는 해결방안 및 그에 필요한 비용은 앞으로 군과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돼 연내 건축허가를 통과하면 착공 후 5년 안에 (제2롯데월드를) 완공할 계획이며 서울시와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관광 서울의 랜드마크로 손색없는 최고의 건축물을 건립하겠다고 다짐했다.

롯데는 행정협의조정위원회의 의견을 바탕으로 서울시에서 건축허가 절차를 재개하면 초고층 건물의 건축심의와 건축허가를 받기까지 5∼6개월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롯데와 공군이 합의안을 가져오면 행정협의조정위 실무위를 한 차례 더 열어 서울공항 비행안전 확보 조치를 재검토한 뒤 민관합동 행정협의조정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최종 결정한다.

롯데는 보도자료에서 “건축비용과 주변 교통개선 비용을 포함한 총공사비는 1조7000억∼2조원으로 추산된다”며 “공사 중에 연인원 250만명, 완공 후에는 2만3000명의 상시 고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방침에 대해 서울시와 송파구는 “제2롯데월드는 서울시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이라며 환영했다. 반면 성남시민들은 “제2롯데월드 허가와 동시에 시에 적용되는 고도제한 규제가 완화되지 않으면 물리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신정훈·김보은 기자 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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