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국정현안을 논의하러 백악관을 찾은 각료들은 낯선 경험을 했다. 회의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오바마가 참석자 한 명 한 명을 안아줬던 것. 공식 행사도 아니고 지극히 사무적인 자리에서 누군가를 껴안는다는 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흔치 않은 일이다. 미 시사주간 타임 최신호는 “미국에서 악수 대신 포옹이 인사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포옹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건 2006년 말 ‘프리 허그’ 운동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이후 허그 테라피, 아이 러브 굿 허그, 인류애를 위한 허그 등 포옹 예찬 사이트가 속속 등장했고 현재 사이트마다 회원수가 수천명을 헤아린다. 인류애를 위한 허그를 시작한 조시 하우웰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워싱턴까지 미국 대륙 8000㎞를 자전거로 횡단하면서 100만명과 포옹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는 치매로 의사소통 능력을 잃어버린 어머니와 유일하게 포옹으로 감정을 주고받은 기억을 못 잊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포옹이 공적인 장소에서 쓰이다 보니 ‘악수를 청하려는데 손님이 껴안는 바람에 손으로 손님 배를 찔렀다’는 에피소드도 나온다. 그럼에도 지난해 10월 설문조사에서 ‘직장 동료 간 포옹해도 좋다’는 응답은 50%에 달했다. 포옹하면 긴장이 풀리고 마음의 문이 열리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좀 더 전략적으로 포옹을 이용하기도 한다. 미 대선 경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 공화당 정·부통령 후보였던 존 매케인과 새라 페일린은 포옹하는 모습을 곧잘 연출했다. 대중에게 친밀감을 과시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포옹이 일반화하고는 있지만 여기에도 에티켓은 있다. 가족이나 친구 간에는 몸을 꼭 붙이는 ‘밀착형 포옹’을 해도 되지만, 사무적인 관계나 친하지 않은 남녀 사이일 때는 어깨만 서로 맞닿게 하는 게 적절하다고 타임은 전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