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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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룸비니동산 근처에 세계최대 사찰 짓는 법신 스님

"모든 순례객에 불교 대자대비 전하고파"
“세계 최대 사찰로 태어나 모든 순례객에게 부처님 가피를 전하고 싶습니다.”

붓다의 탄생지 네팔 룸비니 동산 근처에 대지 3만8329㎠(1만1615평), 건평 3032㎠(919평) 규모의 한국 절 대성석가사를 짓고 있는 주지 법신(56·사진) 스님의 말이다. 2010년이면 15년 동안 끌어온 대역사가 마무리된다. 이 사찰이 완공되면 인근의 중국이나 태국 절은 비교조차 할 수 없다. 건물 높이가 42m(15층 규모)이며, 3층 법당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면 룸비니에 짓고 있는 세계 모든 사찰이 내려다보인다. 맑은 날에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봉이 보일 정도로 전망도 빼어나다. 이뿐인가. 이미 신축된 각각 2층(방 40개)과 3층(방 60개)짜리 요사채에는 하루에 100∼200명의 해외 순례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무상으로 숙식을 제공하는 대성석가사는 ‘배낭 여행자들의 천국’으로 자리잡았다. 국위선양이 절로 된다.

“부처님 탄생지에 한국 사찰을 지으라는 백용성(1863∼1940) 스님의 유훈을 받들고 있는 은사인 도문 스님이 95년 2월 룸비니에 와서 네팔 정부 측과 99년 임대 조건으로 부지 계약을 체결했지요.”

‘세계 최대 불교 사찰’은 두 달 후 첫 삽을 떴으나, IMF를 만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평택 명법사 화정 스님이 음악회를 열어 15만달러를 지원하는 등 한국 불자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운 결과다. 얼마 전 제주 고관사 도림 스님이 내방한 뒤, “내부 장엄을 지원하겠다”고 나서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다. 순례 여정에 동행한 조계종 기획실장 장적 스님이 “법신 스님은 조계종 대종사 도문 스님의 상좌인데,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효상좌”라고 귀띔한다.

한 인간의 힘으로 했다고 하기에는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 웅대한 대성석가사 공사 현장을 떠나면서 작은 키의 법신 스님이 거인처럼 느껴졌다.

룸비니(네팔)=정성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