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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리 벚꽃길… 원색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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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4∼7일‘영암왕인문화축제’개최
고대 日문화 산파역 왕인 박사 기려
원색의 봄꽃이 남도 땅을 흐드러지게 드리울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즈음이면 각 지역의 자치단체들은 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다.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마무리 작업에 따라 1년 농사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많은 축제 중 해마다 봄철에 전남에서 열리는 ‘영암왕인문화축제’는 단연 관광객의 눈길을 끈다. 올해 행사는 다음달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축제가 열리는 곳은 영암군 군서면 구림마을과 그 주변의 왕인 박사 유적지다. 관광객들은 영암읍에서 구림마을로 가는 100리 벚꽃길에서 상춘의 분위기를 맘껏 즐길 수 있다.

상춘의 분위기에 약간의 역사적인 상식이 더해진다면 보다 의미 있게 축제 현장을 바라볼 수 있다. 150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왕인 박사는 이 지역이 배출한 최고의 인물로 평가된다. 영암을 말하면서 왕인 박사를 제외할 수는 없다. 구림마을에서 태어난 왕인 박사는 여덟 살에 월출산 기슭의 문산재에 들어갔다. 유교 경전에 통달해 백제의 오경 박사에 등용된 것은 그의 나이 18세 때였다.

왕인 박사가 보다 빛을 발한 것은 일본으로 건너간 뒤였다. 32세에 도일해 그곳에서 천자문을 가르치고 아스카(飛鳥)와 나라(奈良) 문화를 이루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일본인들이 왕인 박사를 고대 일본 문화의 산파역과 선구자로 여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러한 인물이기에 그의 뜻을 기르려는 일본인들의 마음이 우리보다 더 절실할 수도 있다.

이래서일까. ‘영암왕인문화축제’는 내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거의 유일한 지자체의 축제로 인정받는다. 물론 외국인 관광객 중 다수는 일본에서 온다. 축제 홍보 전문회사인 피앤제이의 주진언 실장은 “왕인문화축제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겨냥한 대표적인 지역 축제”라면서 “전세 여객기를 이용해서 찾는 등 일본인 관광객이 유독 많다”고 설명했다.

영암을 향한 일본인 관광객의 행보가 역사의 원류를 찾아가는 소중한 걸음이라면, 내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은 생활에서 역사를 경험하는 즐거운 과정일 수 있다. 그 즐거움은 예년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접할 수 있다. 그중 압권은 왕인 박사가 도일하는 행렬을 재현한 ‘왕인 박사 일본 가오!’다. 문화선진국의 최고 지식인이 아무런 사심 없이 이웃나라에 선진 문물을 전달하는 모습 자체가 감동을 준다. ‘상대포 뗏목타기’는 현장을 찾은 관광객이 직접 뗏목을 타는 프로그램이다. 구림마을 전통문화체험존에서 접하는 전통혼례와 민속놀이 등도 추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볼거리는 풍성해도 별미가 없다면 여행의 매력은 줄어든다. 영암 역시 ‘남도음식이 진미다’는 일반의 평가에 힘을 보태는 곳이다. 한우와 개펄에서 잡은 낙지를 함께 요리한 갈낙탕(낙지와 갈비탕)과 보양식인 짱뚱어탕은 유독 영암에서 접하고 싶은 남도 음식이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