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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J, K 여야 의원 2명은 지난해 9월24∼28일 뉴욕에서 열린 한 국제회의에 참석했다. 하지만 회의는 26일 오후 1시15분에서 2시35분까지 1시간20분간 열렸다. 그외의 일정은 유엔 주재 대사 및 지역 총영사 만찬과 뉴욕 한인회 방문 등으로 채워졌다. 출장보고서에서 J의원은 “회의시간이 너무 짧아 충분한 토론시간을 갖기 힘들었다”고 적었다.
서로 죽일 듯 싸우다가도 회기가 끝나면 사이좋게 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여야 의원들의 풍경은 낯설지 않다. 이름하여 ‘의원외교’. 이런 명분 아래 여야 의원은 하나가 되지만 그 실효성은 미심쩍다. 오히려 ‘고비용 저효율’의 외교사례들이 허다하다.
세계일보가 18대 국회에 제출된 해외출장 결과보고서 30여건을 통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례들이 심심찮게 발견됐다. 특히 상임위 차원의 해외시찰은 짧은 공식 일정에 나머지는 관광 일정으로 채워지는 등 사실상 ‘외유’에 가까운 경우도 적잖았다. 재정위 해외시찰에 참석한 한 의원은 공식 일정 외의 시간은 어떻게 보냈느냐는 질문에 “이곳저곳 둘러봤다. 다 알면서 왜 그러냐”고 반문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남은 일정엔 현지 교민 격려행사를 갖거나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러시아에서 열린 한 국제회의는 1박2일 일정이었지만 출장 일정은 6박7일이었다.
이 같은 비효율적 의원외교엔 주먹구구식 운영과 예산내역의 불투명성이 반영돼 있다. 당장 의원외교활동을 심의해야 할 국회의원 외교활동운영협의회는 18대 국회 들어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국제회의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보고서에 “일본의 경우 매년 같은 인사를 회의에 보내 효율적인 외교활동을 하는 데 반해 우리는 매번 다른 의원들이 그것도 띄엄띄엄 참석해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힘들었다”고 평했다.
자연스레 해외출장 보고서 상당수는 일정과 방문국 개황, 회의자료로 채워져 있는 등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일부 상임위는 국회 규정상 제출 시한인 20일을 넘겼는데도 아직 출장보고서를 내지 않았다.
2008년 의원외교 예산은 49억7036만원, 의원 1인당 경비는 평균 1389만원이었다. 국회의원은 항공기 1등석을 이용하는 등 장관급에 준하는 숙박비와 교통비 일체를 지원받는다.
국회사무처는 최근 경제난을 감안, 좌석등급을 비즈니스석으로 낮추는 등 경비 절감에 나섰다.
박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