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성수 문화평론가 |
우리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은 아직도 수익 구조가 무척이나 열악하고 그나마 투명하지도 못하다. 따라서 겉으로는 일확천금을 벌어들일 법한 고부가가치 사업이지만 실제로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쳐나고 독점성과 집중성이 강한 특성으로 인해 과다 경쟁의 피해가 극에 달한 속 빈 강정이다. 방송국 전속제 폐지와 우연히 닥친 한류 대박 이후 난립하다시피 한 회사들은 몸집을 불리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사실을 절감했기에 스타를 차지하기 위한 무한 경쟁에 뛰어들었고 이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심각한 상황이다. 게다가 연예인의 발굴, 육성, 소비를 한 조직에서 통합·운영하는 일본식 시스템과 에이전트와의 자유 계약이 중심인 미국식 시스템이 혼재된 운영 시스템은 양쪽의 단점을 극대화하는 데 한몫 톡톡히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제야 연예계의 영세성, 비전문성 및 불합리한 계약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우선 문화체육관광부는 연예 매니지먼트업 등록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예계 고질적인 불공정거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해결사가 돼 현재 자유업종인 연예 매니지먼트업 등록제를 통해 관리하겠다는 것이며, 해당 산업 종사자를 위한 대중문화예술인지원센터(가칭) 설치, 대중문화사업 종사자 간 분쟁 조정제도 도입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최문순 의원도 영세업체 난립을 막고 불공정한 계약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며, 특히 성매매나 청소년보호 관련 법 등으로 처벌받은 경우엔 벌금형만 받아도 일정기간 사업자가 될 수 없도록 하고, 연예 관련 용역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소속 연예인에게 계약내용을 설명하고 계약체결에 관한 동의를 미리 받게끔 해 원치 않는 일은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연예매니지먼트 사업법’을 제안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연예계에 불공정한 계약서가 통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매니지먼트협회로부터 초안을 제출받아 표준계약서를 만들 계획이다. 매니지먼트 회사와 연예인, 또는 회사 간 분쟁 또한 이런 명확한 계약서가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런 호들갑을 반기지 않는다. 2002년에 있었던 연예계 대형 비리 사건 때에도 대책은 무성했지만 유야무야됐고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한 편법 만능의 사회에서는 못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으로서의 법은 필요하다. 그러나 법과 원칙은 세우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하는 당사자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김성수 문화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