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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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할말 없다" 신중

청와대는 7일 노무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았다고 시인한 데 대해 “노코멘트”라며 언급을 피했다. “우리는 그저 상황을 지켜볼 뿐 할 말이 없다”는 신중한 반응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집무실에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 정상회의 관련 내부 회의를 주재하던 중 노 전 대통령의 공개 사과문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그러나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청와대의 침묵은 괜한 정치적 오해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자칫 ‘표적 수사’라는 반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전직 대통령에 관한 것이어서 언급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한 핵심 참모는 “노 전 대통령이 돈 수수에 대해 시인만 했지, 구체적 얘기를 하지 않아 혐의가 있는지, 어떤지 알 수가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수사의 수자만 꺼내도 이상하게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범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