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동결해 연 2%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금통위 회의 직후 내놓은 ‘통화정책방향’ 자료에서 “최근 국내 경기는 내수와 수출 모두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계속 위축되고 있으나 하강속도는 다소 완만해지고 있다”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밝혔다.
한은은 5.25%이던 기준금리를 지난 10월부터 매달 인하해 지난 2월에는 2%까지 낮췄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경기의 하강세가 일단 멈춘 것으로 보이는 만큼 좀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기가 서서히 회복하는 쪽으로 방향을 트는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굳이 금리를 추가로 내릴 필요가 없고 경기불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금리인하 카드를 남겨둔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6.8%, 서비스업은 1.2% 증가했다. 특히 경기선행지수는 14개월 연속 지속했던 마이너스 행진을 중단하고 플러스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로는 약간의 플러스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가는 오르고 환율은 떨어지는 등 금융 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번 금리 동결의 요인으로 꼽혔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상반기 중에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것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며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을 쓸 것이지만 소비와 투자 심리가 많이 위축돼 있고 세계 경제도 단기간에 회복되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한 뒤 “국내 경제의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금년도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내려도 투자와 소비가 일어나지 않는 ‘유동성 함정’ 우려와 관련 “기준금리를 2%까지 내리는 과정에서 채권 금리와 예금, 대출 금리도 상당히 내려가는 등 정책 효과가 잘 나타났다”며 “유동성 함정 상태를 나타내는 징후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