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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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로비설 이어 형님 밀약설…'萬事兄通'의 수난

이상득 의원 구설수 잇따라
◇ 전·현직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씨와 이상득 의원의 밀약설이 정치권에 회자되고 있다. 9일 국회의 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이 의원(왼쪽), 지난해 12월 세종증권 매각비리와 관련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은 뒤 서울지법을 나서는 노씨.
연합뉴스, 세계일보 자료사진
만사형통(萬事兄通, 모든 일은 형님을 통해 이뤄진다)으로 불리는 이상득 의원이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며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경주 재보선에 출마한 친박근혜계 무소속 정수성 후보에 대한 ‘사퇴 종용’ 의혹에 이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구명 로비설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 밀약설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민주당이 이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내에서도 검찰의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최근 ‘시사저널’에서 이상득-노건평 형님들의 밀약이 보도됐다. 이 의원에 대한 의혹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노 대변인은 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 의원과 관련한 진술이 나왔음에도 검찰은 짐짓 듣지 못한 체하고 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시사저널은 최신호에서 2007년 11월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비자금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확보한 뒤 노건평씨를 만나 ‘BBK 사건’에 대한 공정한 처리를 요구했으며, 노씨는 “집권하더라도 로열패밀리는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시사저널은 노씨와의 사이에 길을 튼 것은 추 전 비서관이지만, 이 의원도 이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노씨와의 만남을 부인하며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박연차 회장의 구명 시도 의혹도 받고 있다. 박 회장에게서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추 전 비서관이 지난 8일 검찰 조사에서 “이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박 회장에 대한 선처를 부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의원이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탈세 사건에 개입할 만큼 (내가) 어수룩한 사람이 아니다”며 극구 부인했다.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의원에 대한 검찰 조사 여부를 묻는 질문에 “검찰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번이 중요한 정치개혁의 계기로 삼아나가는 관점에서 철저한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면서 “그런 점에 대해서는 추후에 의심의 여지 없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