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상품권 1억원어치 어디로 ?

3억중 2억어치 정상문·박정규에 줘
검찰, 나머지 200장 행방도 추적중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나머지 백화점 상품권 200장(1억원어치)은 누구에게 건네졌을까.

검찰은 9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2004년 12월 말 박씨한테서 50만원짜리 상품권 200장을 받은 사실을 새로 밝혀냈다. 박씨가 구입한 3억원어치 상품권 중에 2억원어치 행방이 확인된 것이다.

이미 검찰은 박정규 전 민정수석이 2004년 12월17일 부인과 함께 서울 한 호텔에서 박 회장에게서 상품권 200장을 받은 사실을 밝혀낸 상태다.

정씨와 박 전 수석은 박씨의 사돈인 김정복 중부지방국세청장의 국세청장 후보 인사 검증을 “잘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상품권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수석은 박씨가 고가 상품권을 한꺼번에 600장이나 구입한 것에 주목한 검찰이 사용처를 추적하던 중 아내가 반지와 시계 등 고가품을 산 사실이 포착되면서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씨가 사들인 상품권 중 아직껏 용처가 파악되지 않은 200장의 행방도 추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 회사 직원들이 사용한 부분도 있다”면서도 “의미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돈의 인사 검증 청탁 등 박씨의 정·관계 로비와 관련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50만원권 상품권은 10만원권과 달리 사용할 때 뒷면에 서명할 필요가 없지만 현금영수증을 발급받거나 백화점 포인트 등록을 하면 사용 기록이 남는다.

여의도 정계에선 박 회장이 당시 설을 앞두고 정치인들에게 인사치레로 상품권을 1∼2장씩 건넸다는 설이 파다하다.

이 상품권을 가족에게 준 사람도 있지만 유흥업소 여종업원 등에게 준 인사도 있어 검찰이 연락할까봐 노심초사하는 정치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