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이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의 이름을 가리는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률안을 발의키로 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의원과 시민단체들은 “경찰이 이름을 가리고 공권력을 행사할 때 과잉진압 가능성이 높다”며 진압 경찰의 신원공개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찰은 진압 경찰의 신원을 고스란히 노출할 때 사기 저하가 우려될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진압복에 이름이 없다며 비판적인 입장이다.
◆법 개정 추진하는 국회=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등에 따르면, 민주당 최규식 의원 등은 ‘경찰관이 직무를 수행하는 때에는 소속, 계급, 이름이 주·야간에 식별이 가능하도록 표시되어 있는 제복을 착용해야 하고, 이의 식별을 어렵게 하는 행위를 하여선 안 된다’는 조항(제2조2항)을 새로 포함시킨 ‘경찰관직무집행법’ 법률개정안을 발의키로 했다. 최 의원 측은 “이름표를 가리고 경찰의 제복 뒤에 숨어 행해지는 공권력은 시민들에게는 얼마든지 과잉진압의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개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법률개정안 발의에는 민주당 의원들을 포함, 한나라당 의원 2명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무소속 의원 등 모두 20여명이 참여했다고 최 의원 측은 덧붙였다.
현행 경찰관직무집행법은 경찰관의 신원 식별에 관한 규정이 없고, 경찰청의 훈령인 ‘경찰기동대운영규칙’은 기동대장 등 지휘관의 지휘표장만 규정돼 있다. 다만 행정자치부령 ‘경찰복제에관한규칙’에 ‘정복, 근무복, 기동복, 점퍼, 기타 제복 및 제복과 같은 옷에는 이름표를 부착해야 한다’고 규정됐을 뿐이다.
◆반발하는 警… 논란 재점화할 듯=최 의원 등이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을 발의키로 하면서 시위 진압과정에서 경찰관 이름 가리기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점화할 조짐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공권력 행사는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행사돼야 하기 때문에 경찰관의 실명을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즉 경찰이 시위와 집회 진압에 나서면서 이름을 가리는 것은 과잉진압의 논란이 일 때 책임소재를 불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일본인 관광객들이 서울 명동에서 폭행·연행된 것이나 지난해 5월 명동에서 퇴근길 시민이 폭행당했지만 해당 경찰관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아 논란이 증폭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사기 저하와 함께 현실적으로 진압복에 이름표가 없어 어렵지 않겠느냐며 회의적인 시각이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시위대는 복면하고 있는데 경찰만 이름표를 공개해야 하느냐”며 “제복에만 이름표를 붙일 뿐 진압복에는 이름표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진압에 나선 경찰의 신원이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될 때 사기 저하가 심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장원주 기자
“익명땐 과잉진압 가능성”… 의원 20명 신원공개 추진
경찰 “시위대는 복면하는데… 사기저하 우려” 반발
경찰 “시위대는 복면하는데… 사기저하 우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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