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가 아닌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로 옮긴 것은 미사일 사거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이동시간을 줄여 발사 시기를 앞당기려는 의도로 비쳐진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한미 정보당국을 기만하기 위한 ‘교란작전’일 가능성에 작잖이 무게가 실린다.

군사전문가들은 무수단리에서 발사된 로켓의 낙하지점이 당초 알려진 3200㎞보다 훨씬 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선 3846㎞를 날아가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 군사전문지 ‘스페이스 플라이트’(4월10일자)는 무수단리에서 4426㎞ 떨어진 태평양상에서 로켓 잔해가 발견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ICBM은 기본 사거리가 5500㎞ 이상은 돼야 국제 공인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 동해 쪽에 위치한 무수단리에서 직선거리로 430㎞를 후퇴한 서해상에 접한 동창리 기지로 ICBM을 옮긴 것은 지난 4월 발사 당시 사거리 3000㎞급 중거리 미사일에 불과했던 ‘대포동 2호 개량형’의 사거리 연장을 자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번 장거리 로켓 발사 때의 경험에다 인공위성을 탑재하지 않아 북한이 ICBM을 발사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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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옮겨져 조립 중인 것으로 알려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기지 모습. MBC 화면 캡처 |
◆발사 시기 앞당기려는 의도=북한 ICBM은 지난달 29일 미국 정보위성에 노출됐다. 3량의 트레일러에 1, 2단계 추진체를 실은 것으로 파악됐다. 트레일러는 평양 인근 산음동 병기연구소를 출발해 인근 기차역으로 이동했고 30일 오전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무수단리를 목적지로 지목한 한·미 정보당국자들은 ICBM의 이동과 도착 후 로켓을 조립하는 기간 등을 감안해 일러야 6월 말이나 7월 초에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ICBM은 평양에서 200여㎞ 거리에 있는 동창리 기지에 하루 만에 도착해 2주 정도면 발사 준비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이달 15일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과 1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발사 버튼을 누를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미 정보당국 속이려는 교란작전=차두현 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동창리 기지에서 동해상으로 ICBM을 발사할 경우 반드시 북한 내륙을 지나 러시아 영공을 거쳐야 한다”면서 “아무리 무수단리에 비해 기능이 현대화됐다고는 하나 북한이 이런 무리수를 둘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군 당국자도 “동창리는 아직 미완성 기지”라며 “ICBM은 동창리에서 조립 과정을 거친 뒤 다시 무수단리로 옮겨 발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4월 무수단리에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기 전에도 평양 인근에서 추진체 일부를 열차편에 동창리 기지로 옮겨 조립과정을 거친 뒤 다시 무수단리로 운반했다. 이번 이동이 한미 정보당국을 흔들기 위한 교란작전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