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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경고음'… 경기회복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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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오르고 수출 줄어 채산성 악화 초래

물가상승땐 가계부담… 소비 위축 불보듯

尹재정 “투자 확대·내수 촉진 노력” 강조
최근 다시 치솟기 시작한 국제유가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조짐이다.

유가 상승은 지난해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침체에 빠져 있던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원유 수입 의존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큰 우리 경제 특성상 유가가 오르면 우리 제품의 원가 부담이 늘고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수출 위축 및 채산성 악화가 초래된다. 게다가 물가를 끌어올려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 부담도 덩달아 커진다. 결과적으로 경기 회복의 전제조건인 소비가 다시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70달러를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0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를 통해 “그나마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있지만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유가와 원자재가 먼저 상승하는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공격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수출 회복이 중요하며 수출 기업의 애로 해결에 노력하고 투자 확대로 불확실성을 제거함과 동시에 내수시장 확대에 노력해야 한다”며 “경기 회복 판단은 2분기 실적을 지켜봐야 할 만큼 신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의 걱정대로 고유가가 다시 고착화되면 원유 수입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는 전방위적인 생산 비용의 상승으로 경제 회복에 지장을 받게 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유가가 10% 오르면 국내총생산(GDP)은 0.13∼0.14%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유가가 10% 상승하면 GDP는 0.2%, 경상수지는 연간 20억달러 감소하는 한편 소비자물가가 0.2%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해외에서도 유가가 공급 부족으로 급등세를 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몇 달간 취소되거나 연기된 석유개발 투자가 하루 200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 금액인 1700억달러에 달한다며, 이대로 가면 고유가가 불가피해 2012년쯤에는 원유개발 축소와 산유량 감소의 충격이 한꺼번에 몰려올 것으로 우려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 동향 점검을 강화하는 동시에 유가가 급등할 경우 여차하면 에너지 절약 대책도 꺼내들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유가 상승세가 외적인 환경 변화라는 점에서 생각보다 대응책을 마련하기가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철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유가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너무 앞서 반영하면서 상승세를 타는데, 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매출을 둔화시키고 원가 부담을 가중해 비용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가계의 소비여력을 약화시켜 경기 전반에 부담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상혁 기자 nex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