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MB정부 이대로 가면 불행해질 것"

6·15 9주년 기념식서 질타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가 11일 오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기념식에서 당시 특별수행원이었던 문정인 연세대 교수의 강연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한반도 위기 상황 등 최근 시국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을 전례없이 강한 톤으로 비판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전 대통령은 11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9주년 기념식’ 특별강연을 통해 “우리 국민은 독재자가 등장했을 때마다 반드시 극복해왔다”며 “이명박 정부가 지금같이 계속 간다면 이 대통령 본인도 불행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국민이 최근 한반도 상황을 얼마나 불안해하는지 이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며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이 합의한 6·15, 10·4 선언을 이 대통령은 반드시 지켜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영결식 당시 정부의 반대로 추도사를 하지 못했던 것을 의식한 듯 강연 상당 부분을 노 전 대통령 얘기로 채웠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고초를 겪을 때 50만명이라도 (정부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냈더라면 그렇게 돌아가시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선 우리 국민 모두가 ‘행동하는 양심’이 돼야 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남북 정상회담을 한 상고 출신 대통령’이라는 공통점을 강조하며 “(두 사람은) 전생에 형제가 아니었나 싶다”고도 말했다.

양원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