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21일 신임 검찰총장, 국세청장 인선은 ‘변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모두 의외의 인물을 발탁해 조직의 일신을 주문한 것이다.
사시 22회 출신인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는 20회, 21회 7명을 제치고 발탁됐다. 기존 수뇌부의 대거 ‘물갈이’가 예상되면서 검찰 조직은 새로운 환경을 맞게 됐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검찰의 세대교체가 상당 부분 이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내심 대대적인 개혁 바람을 기대하는 눈치다. 이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검찰 쇄신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흡수하고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계산도 엿보인다.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는 세정 경험이 없는 외부인사다. ‘MB맨’이면서 장관급(공정거래위원장)에서 차관급(국세청장)으로 ‘하향 이동’한 특이한 사례이기도 하다. 한상률 전 청장 등 전임자 3명이 줄줄이 불명예 퇴진을 했다는 점에서 비국세청 출신 겸 측근을 투입해 조직에 ‘메스’를 들이대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실린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대변인은 “백 내정자는 오랜 기간 이 대통령을 보좌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번 인사의 ‘지역적 선택’도 눈에 띈다. 4대 권력기관 중 2곳이 이날 충청권 출신으로 채워진 것이다. 이로써 경북 출신인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강희락 경찰청장과 함께 4대 권력기관장의 출신지역 비중은 영남권과 충청권이 50대 50으로 됐다. 그간 반여 정서를 자극했던 ‘영남 편중’ 색채가 약간 묽어진 셈이다. 청와대에선 그간 후임 인사에서 영남·고려대 출신을 최우선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이번 인사가 이 대통령 의도대로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각각 ‘기수 관행’과 업무 전문성을 유독 중시해온 검찰과 국세청이 ‘전통’을 빌미로 ‘새바람’에 저항할 경우 신구 세력 대치와 내부 갈등이 확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야권은 “검찰총장 인사는 공안통치를 지속하고, 국세청장 인사는 친정체제를 강화하겠다는 것”(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이라고 비판했다.
여권에선 이번 인사에 담긴 변화 및 지역코드가 일종의 여권 개편 기준을 시사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교체 등 인적 쇄신으로 이어지면서 국정 기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허범구 기자 hbk10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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