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된 1962년부터 출토 유물 중 국가에서 보존할 가치가 있는 문화재를 발굴기관이 골라 자진신고한 후 국가에 귀속하도록 정해 놓았다.
하지만 지난해 감사원이 법 시행 이래 행해진 문화재 시·발굴조사 7665건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한 결과 국가귀속 유물이 나온 3674건(유물 86만3907점) 중 1074건(유물 14만9570점)의 귀속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 조사기관 중 89곳은 유물 519건(5만623점)의 국가귀속 신고를 아예 하지도 않았다. 지방자치단체의 공고 미이행, 문화재청의 미처리 등으로 국가귀속 조치가 지연된 사례도 555건(9만8947점)에 달했다. 발굴 문화재 중에서도 전문가들의 분류·심의를 거쳐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분류된 국가귀속 유물들이 이처럼 소홀하게 다뤄진 것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금은 여유 공간이 있지만 과거에는 귀속유물을 수장해야 할 국립중앙박물관의 처리 능력이 포화상태여서 귀속 유물을 제때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지방자치단체들도 출토 유물의 임자가 있는지 제때 공고한 후 바로 그 결과를 알려줘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하다 보니 중간에 붕 떠 있던 유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는 장기 미귀속 유물의 80∼90%가 귀속 완료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도중에 없어지거나 훼손되는 유물도 적지 않다.
문화재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2006∼08년) 동안 확인된 국가귀속 결정이 내려졌으나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수장되기 전 발굴 기관이 분실하거나 훼손한 유물은 17개 기관에서 모두 291점에 달했다.
한양대 박물관은 2007년 하남 이성산성에서 발굴한 토기편 등을 124점이나 분실했다. 분실·훼손한 유물에 대해선 보통 문화재청이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유물 평가 등을 받아 변상금을 부과하는데 대부분 점당 몇만원 안팎이다. 일부 분실된 유물의 경우 보관기관이 아예 분실 또는 도난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수사기관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귀중한 것들인 만큼 귀속 과정에서 빼돌려지진 않았을까. 전문가들은 그러나 “분실·훼손 유물은 대부분 고고학적 가치가 높지 않은 것들로 부주의로 인해 사라지거나 부서지는 경우”라며 “가치있는 유물은 발굴 때부터 조심스럽게 다뤄지기 때문에 손을 타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고 말했다.
국가귀속 기준이 제각각인 점도 문제다. 유물 분류는 각 문화재 조사기관이 자체 선정한 위원들이 맡는데 A문화재연구원의 경우 1994년부터 2002년까지 16개 유적에서 출토된 토기류 등 4만4451점의 99.1%를 국가귀속 신고했다. 이에 비해 B문화재연구원은 1999년부터 2001년까지 발굴한 14개 유적에서 출토된 토기류 등 1만2544점 중 고작 7.2%만을 국가귀속 신고했다. 유적에서 나온 토기의 가치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도 너무 차이나는 숫자다.
한 조사기관 관계자는 “대학 발굴단은 발굴 유물 중 가치있는 것을 가능한 한 소장하고 싶어하는 반면 조사법인은 협소한 보관 공간 등으로 소장 자체가 짐이 되다 보니 무조건 국가귀속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