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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앞바다는 '수중 유물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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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조선·중국 도자기 380여점 또 인양

고선박 선체 2척도… 석탄·죽간 등 수습
햇빛 본 유물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지난 4∼6월 충남 태안군 마도 해역에서 발견해 인양한 도자기 등 수중유물을 공개했다. 고려와 조선, 중국의 송·원·청대 등 시대를 망라한 도자기 380여점이 인양됐다.
연합뉴스
‘난파선들의 무덤’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중문화재가 잠들어 있는 태안 앞바다가 ‘수중 유물의 보고’로 떠오르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4∼6월 충남 태안군 마도 해역 발굴조사에서 고려와 조선을 비롯해 중국의 송·원·청대 도자기 380여점을 인양하고 고선박 2척의 선체가 매장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또 석탄 덩어리와 목간·죽간 등도 수습됐다. 특히 석탄은 처음 발견되는 것으로 배에서 선원들이 취사와 보온용으로 쓴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뱃사람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쇠솥, 맷돌, 청동그릇, 수저 등도 인양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성낙준 소장은 “이 일대에는 고려시대부터 안흥정이라는 국제적 객관을 두어 국가 간 사신선과 무역선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해왔다”며 “이번 발굴로 이 지역이 국제무역 항로로 중요한 지점이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마도 해역은 1970년대부터 유물이 자주 발견됐던 곳으로, 지난해 조사에서 고려청자 500여점을 인양하고 사적으로 가지정됐다. 지난해 발굴한 마도 I구역에서 고려시대 도자기가 발견됐다면, 올해 조사를 벌인 마도 II구역에서는 고려·조선, 송·원·청대 등 국적과 시대가 다른 도자기가 다량 수습됐다. 우리나라 도자기는 고려청자와 분청사기, 조선백자 등으로 다양했으며, 중국 도자기에서는 중국 거상의 이름이 쓰인 도자기도 발견됐다.

이와 함께 배를 정박할 때 쓰는 닻돌 11개도 확인됐다. 보통 배에는 닻돌이 2∼3개 있어 이 구역에 최소 배 5척이 침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량의 닻돌은 이 지역이 선박 난파가 잦았던 곳임을 알려주는 자료다. 연구소는 현재 3개의 닻돌을 인양했으며, 가장 큰 닻돌은 길이 2m, 폭 70cm에 무게가 500kg에 달한다. 성낙준 소장은 “닻돌의 시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며 “하지만 잘 다듬어진 것은 중국 것이고, 자연석 그대로 최소한만 다듬은 것은 우리나라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마도에서 동북쪽으로 300m 떨어진 마도II 구역 해상에서 닻돌을 끌어올리는 수중 발굴 현장을 공개했다. 세 명의 잠수부가 6∼8m 바다 아래로 들어가 에어백을 설치해 돌을 수면으로 띄운 뒤 크레인이 닻돌을 끌어올렸다.

태안 마도는 고려와 조선시대에 걸쳐 수많은 배가 난파된 곳으로 다량의 수중문화재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 지역은 원래 난행량(難行梁)이라 부르던 지역으로, 조수간만 차가 크고 조류가 빨라 과거 조운선의 침몰 사고가 빈번한 곳이었다. 이 때문에 안흥량(安興梁)이라고 이름을 바꿔 선박 운행의 안전을 빌었다는 기록이 있다. 따라서 문화재청은 이 지역을 사적으로 가지정한 데 이어 장기적으로 체계적인 수중 발굴조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태안=김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