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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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수의 발 건강 이야기] 여름철, 당뇨병환자는 무좀도 위험하다

무덥고 습해 작은 염증에도 쉽게 괴사
자극성 적은 비누로 씻고 잘 말려야
강렬한 태양이 작열하는 무덥고 습한 여름철, 유독 발에 더 큰 관심을 쏟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당뇨병 환자들이다. 당뇨병 환자의 발은 단순한 무좀이나 작은 상처, 염증에도 쉽게 괴사된다. 즉, 고온다습해 무좀 곰팡이가 번식하고 염증이 악화되기 쉬운 여름이 되면 더 큰 주의가 필요한 셈이다.

대개 당뇨병을 앓은 지 10년 정도 지나면 발의 감각이 무뎌지고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당뇨병성말초신경병증’이라고 한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높고 면역력도 약하기에 염증이 생기면 좀처럼 낫지 않는다. 특히 심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발은 작은 상처만으로도 염증이 뼛속으로 번지는 골수염이 발생해 발이 썩는 무서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하면 발이나 다리를 절단하는 상황까지 이를 수 있다.

발 궤양과 그 치명적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꾸준하고 일상적인 발 관리가 필요하다. 

김응수 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소장
매일 티눈, 굳은살, 물집, 갈라짐, 궤양 등의 피부상태를 확인하고 무좀, 부종, 온도변화, 타박상, 색깔변화, 발톱 모양 등을 살펴야 한다. 만약 발에 감염이 있고 궤양 넓이가 2㎝ 이상이며 깊이가 0.5㎝ 이상인 경우, 티눈이나 굳은살 부위가 빨갛게 변하거나 부어 오르고 악취나 분비물이 동반될 경우, 발톱이 살을 파고드는 경우, 발에 경련이 있거나 쑤시고 불편한 경우에는 늦어도 3일 이내에 족부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안전하다.

평소에는 편안한 신발을 신고, 면 양말을 신는다. 매일 자극성이 적은 비누로 발을 잘 씻고 말린 다음, 적당한 보습 크림이나 로션도 발라준다. 단, 발가락 사이는 크림을 바르지 않도록 한다. 발톱은 일자로 넉넉히 자르고, 규칙적으로 하루 3∼4회는 발가락 올렸다 내리기, 발목으로 이름 쓰기 등 발 운동과 발 마사지를 생활화해야 한다. 꼭 피해야 할 것은 뜨거운 찜질팩, 약이나 칼로 티눈과 굳은살을 제거하는 행위, 하이힐 등이다.

〈Q〉 당뇨병에 걸린 후 발가락이 검게 썩었어요.

〈A〉 당뇨병성 족부궤양이 중증에 이르면, 발이 검게 썩는다. 족부궤양은, 처음에는 거의 통증을 느끼지 못해 방치하다가 속으로만 썩어 대부분 입원하면서부터 ‘발절단’이라는 무시무시한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통계적으로 하지절단자의 82%는 발목관절 아래, 이 중 발가락 절단이 절반가량이다. 절단 수술 시에는 발 궤양 조직의 철저한 제거와 함께 발가락 절단 후 변형을 최소화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그래야 보행에 이상을 주지 않고, 다른 발가락 변형도 막을 수 있다. 

김응수 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소장

‘닥터 秀의 발 건강이야기’는 오늘 자로 연재를 마칩니다. 이어서 격주로 연세SK병원 대표원장인 심영기 박사의 칼럼 ‘신(身)의 대화’가 게재됩니다.